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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재방영(상영)관

#7-4. 쿠미코, 나와 모두의 이야기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 2」 4부)




※ 이 영상 및 포스트는 <울려라! 유포니엄 2>와, 그 전 작품 <울려라! 유포니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울려라! 유포니엄> 시절 때만 해도 쿠미코의 언니, 마미코는 동생에게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잔소리꾼 정도였습니다. 쿠미코는 미련이 남은 듯한 아오이 언니의 표정을 떠올리며, 나중에 후회할 일을 남기지 말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 같았지만요.



그런데 마미코가 예고 없이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자꾸 목격되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엄마가 불안함을 표시하더니, 그 불안한 모습들은 확실한 모습을 가지고 결국 폭발하고 맙니다. 이런 마미코를 향해 쿠미코는 무서울 정도로 열을 올렸죠.



"그렇게 사람한테 공부하라고 해놓고선 대학 그만 두겠다는 거야?"


그런데 이 때 이 작품은, 언니를 동경하며 악기를 하고 싶다 말하는 어린 쿠미코의 모습과, 그런 쿠미코를 쏘아붙이는 마미코의 모습을 극과 극으로 교차하기 시작하다가, 슈이치의 한 마디로 퍼즐이 맞춰집니다.



"그래도 쿠미코, 한 번 쯤은 언니가 들어줬음 하지 않을까 해서요.

걔, 언니를 동경해서 관악부 시작한 거잖아요."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새로워지고 싶다는 기대하고도 반대되고, 중학교 때 일로 제일 신경쓰이던 친구인 레이나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쿠미코는 고등학교에서 관악부에 들어가려는 걸 망설였죠. 그런데도 쿠미코가 관악부에 들어가기로 마음 먹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언니에게 악기 부는 법을 배웠을 때를 떠올린 것이었죠.



언니와 함께 하고 싶어서 들어간 관악부. 언니와 함께 하고 싶어서 시작한 유포니엄. 그런 언니가 어느 날 갑자기 현실을 보라며 악기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하고, 그렇게 자세를 바꿔서 원하는 대학을 간 것도 아니고, 이것만 가지고도 충분히 기분이 나쁜데 이제와서 원래는 대학 가기 싫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쿠미코는 열이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쿠미코가 왜 누군가를 위해 연주하겠다는 사람에게 이끌렸는지도 마찬가지의 이유였죠.





슈이치의 한 마디로 언니 마미코는 자신의 현실에 갇혀 잊어버렸던 쿠미코의 기억을 되찾습니다. 쿠미코가 왜 그렇게 지금에 충실하게 살아가려고 하는가. 그 질문을 생각해본듯, 마미코는 쿠미코와 천천히 마주합니다. 대학이라는 길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겠다는 각오도 보여줬죠. 쿠미코 덕분에 방황의 늪에서 빠져나온 마미코는 쿠미코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합니다.



"'후회도 실패도 전부 내가 감수할 테니까 내 길을 가고 싶어!'.

그렇게 솔직하게 말했으면 좋았을걸...

반대해도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텐데."



"너도 말야, 후회 없도록 해."


마미코나 쿠미코나 쿨한 척 이별 인사를 전했지만, 서로가 서로의 동경이 된 두 자매에게 그 이별 인사가 슬프지 않을 일은 없었죠.



전국 대회 콩쿠르의 날. 심사위원인 아빠에게 들려주려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 아스카가 아빠에게서 대답을 듣는 것을 보니, 언니에게 들려주려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 쿠미코는 아직 언니에게서 대답을 듣지 못 했습니다. 그렇게 쿠미코와 마미코가 엇갈리다가, 쿠미코는 드디어 홀을 떠나려는 언니와 다시 한 번 마주합니다.



"언니, 정말 좋아해!"



"나도, 정말 좋아해!"




전국 대회에서 금상을 따고 싶다는 바람으로 내년을 기다리는 겨울. 쿠미코는 또 한 번,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전달하지 않은 것 같은 허전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쿠미코는 아스카를 바라보며 망설이다가, 조용히 졸업식 장소를 빠져나가려는 아스카를 찾아갑니다. 힘든 환경에서도 아빠를 위해서라는 마음으로 유포니엄을 지켜온 아스카를 향해 쿠미코는 이제까지 아스카에게 하지 못 했던 말을 모두 고백합니다.



"선배가 연주하는 유포니엄, 좀 더 듣고 싶어요.

저, 아스카 선배 같은 유포니엄을 연주하고 싶어요."


아스카 선배는 평소 같은 쿨한 모습으로 사라졌지만, 한 자리에 오래 머문 아스카의 발자국은 사실 쿨하지 않았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았죠. 앞으로 쿠미코는 그런 아스카의 모습을 따라 유포니엄을 연주해 나가겠죠.



솔직하지 않은 척 솔직하고, 슬퍼하지 않은 척 슬퍼하고, 강한 척하며 나약한.

그런 유포니엄을 닮은 사람이 유포니엄으로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연주하는 이야기.


오마에 쿠미코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다음편, <울려라! 유포니엄 2> 이야기 최종편이 찾아옵니다.

제가 왜 이 작품을 뜻깊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