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멋대로 리뷰

[내멋대로 리뷰/No.2] TVA "이 미술부에는 문제가 있다!" 리뷰

Ⅰ. 리뷰를 여는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뭐... 언제나 저는 오랜만입니다, 라고 하면서 등장하겠지만요! 언제나 죄송하면서도 여유로워지는 때를 노려 할 수 있는 만큼 제 나름대로 최대한의 완성을 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니 언제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아참,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원작자 이미기무루 씨의 트위터 :: https://twitter.com/imigimuru/status/815520651603644416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 개인적인 [내멋대로 리뷰]에 대한 사족은 여기까지 하고, 이번 [내멋대로 리뷰]의 손님은 짝사랑하는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그 사건들을 코믹하게고통스럽게 그려낸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번 [내멋대로 리뷰]의 2번째 손님은 feel. 제작, 이미기무루いみぎむる의 동명의 연재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2016년 3분기의 러브 코미디 애니메이션, 「이 미술부에는 문제가 있다!」この美術部には問題がある!입니다.



※ 이 포스팅은 애니메이션 「이 미술부에는 문제가 있다!」의 일부 소재 공개를 포함합니다. ※


Ⅱ. 짝사랑의 러브 코미디


다소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면, 「미술부」는 2014년 의외의 다크호스 작품이었던 동화공방動画工房 제작 애니메이션 「월간순정 노자키군」月刊少女野崎くん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입니다. 세부적인 분야는 약간 다르지만 미술이라는 활동을 다루고 있는 점도 흡사하고, 이루어질 것 같으면서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절망에 가까운(...) 짝사랑의 상황으로 순정 이야기 특유의 두근거림과 동시에 코믹한 분위기도 잡아낸 러브 코미디 작품이라는 점도 비슷하죠.


그리고 이 둘이 계속 고통받을 것마저도...


대신 일반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노자키군」에 비해, 「미술부」는 조금 더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요 향유층의 문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우치마키 스바루内巻すばる가 3차원(=현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2차원 신부를 그리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는 캐릭터인데다가, 애니메이션 기준으로 6화에서부터 등장한, 스바루의 소울 메이트이자 흑염룡이 날뛰는중2병 소유자 이마리 마리아伊万里まりあ까지 가세하면서, 애니메이션 매니아 층에게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조금 더 대중적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미술부」보다는 「노자키군」의 쪽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



Ⅲ. 수수한 캐릭터들의 의외의 강세


당연히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 눈에 잘 띄기에 마련이라는 법칙은 여전하지만 최근 그 법칙을 깨고 눈에 띄는 캐릭터가 몇몇 보이기 시작한 것은 조금 독특하다면 독특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冴えない彼女の育てかた, 일본 현지 약어 「사에카노」의 막무가내 트윈 테일 츤데레포 에리리澤村・スペンサー・英梨り나 스타킹이 본체인(...) 쿨 향기가 물씬 풍기는 독설가 우타하霞ヶ丘詩羽 등등의 개성이 확실한 캐릭터들의 틈에서 내・외부적인 요소에 의해 의도적으로 공기 취급 받는 탓에 ‘스텔스’라는 별명이 붙은 메인 주인공 메구미加藤恵가 지금은 ‘스텔스 폭격기’라는 별명이 붙으며 오히려 주변의 캐릭터성이 확실한 캐릭터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죠. 제가 계속해서 「미술부」와 비교하고 있는 「노자키군」에서도 메인 주인공인 치요佐倉千代가 다른 캐릭터성이 확실한 주변 캐릭터들을 밀어내고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죠.


애니플러스 2014년 애캐토 :: http://www.aniplustv.com/#/ranking/aketo_view.asp?gCode=RA&sCode=004&idx=18&event_id=2&gubun=ing


특히나 치요는 애니플러스에 매년 주최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토너먼트, 약칭 애캐토에서 무려 1등을 차지한 기염을 토한 캐릭터이기도 하죠.


이것은 조금 더 현실적으로 가능할 법한 캐릭터이거나, 어떤 형태로든 모든 사건 현장에 있는 인물이어서 접하는 횟수가 빈번함과 동시에 감정 이입을 한다든지 하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 봅니다. 최근, 이라기 보다는 언제나 대체로 사연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높은 지지도를 얻으며 큰 인기를 얻어내곤 합니다. 2016년을 휩쓸다시피한 작품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Re:ゼロから始める異世界生活에서 작중 제일 처음으로 등장하는 여성 주연 캐릭터인 에밀리아エミリア를 제치고, 충분히 감정을 이입할 수 있으면서도 간결한 슬픈 과거사와 함께 매력 요소를 잔뜩 내포한 캐릭터 렘レム이 R.M.T. -Rem Maji Tenshiレムまじ天使(렘 진짜 천사)의 줄임말- 라는 마법의 주문(?)으로 거의 칭송받는 수준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부터 해서, 예전에 [내멋대로 리뷰]에서 다룬 적 있었던 「4월은 너의 거짓말」四月は君の噓의 주인공 카오리宮園かをり 등등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사연과 동시에 그 사연에 공감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면서 인기를 얻은 캐릭터들이죠.


Google 이미지 검색에서 발췌


하지만 「노자키군」의 치요나 「사에카노」의 메구미는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경우입니다. 물론 이 둘의 개성 또한 매우 뚜렷하지만, 대부분은 작중 묘사에서도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는 묘사가 삽입되면서 특별하면서도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소유하고 있는 반면 이 둘은 작중에서는 인기가 많다는 등의 특출난 캐릭터라는 묘사가 아닌 그저 평범한 여학생이라고 묘사되고 있는 캐릭터죠. 하지만 메구미는 어쩌면 현실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소유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유독 제일 있을 법한 캐릭터성을 보여주며 「사에카노」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고, 「노자키군」의 치요는 평소 멀쩡한 캐릭터가 짝사랑하는 노자키野崎梅太郎와 얽히기만 폭주하는 짝사랑의 모습과, 작품 중에서 꾸준히 분량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노자키를 좋아하게 된 과거사까지 묘사되며 한껏 지지를 얻은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미술부」의 주연이자 핵심 스토리에 있는 캐릭터 미즈키宇佐美みずき도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얽히기만 하면 문제 상황으로 봉착하는 트러블 메이커 콜렛コレット, 중2병 소유자 마리아, 잠이 삶의 목적인 부장部長 -참고로 애니메이션 중에는 물론이고, 원작 만화에서도 풀 네임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애니메이션에는 잠깐 얼굴만 비춘 소꿉친구 캐릭터인 노노카ののか에게 요우쨩ようちゃん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만 확인되고 있습니다-, 미즈키의 짝사랑을 밀어준다는 의도이지만 은근 문제 상황을 계속 일으키는 또 다른 트러블 메이커 친구 카오리綾瀬かおり 등등 개성이 확실한 캐릭터들 사이에서는 그나마 현실적이면서도 또한 작중 묘사에서도 스바루를 짝사랑해서 폭주하는 것 말고는큰 특징이 없는 평범한 여학생으로 묘사되고 있는 캐릭터죠. 하지만 「미술부」가 스바루를 짝사랑하며 날로 망상이 늘어가는 미즈키와 이어질 듯하면서도 도무지 이어질 거란 생각이 들지 않는 스바루 사이의 '이번엔...? → 망했어요...'의 구조를 핵심 스토리로 취함과 동시에 주로 미즈키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에서, 미즈키가 스바루를 짝사랑한 계기까지 묘사되며 미즈키에 감정 이입할 기회가 많아 캐릭터성이 뚜렷한 여러 캐릭터들의 틈 속에서 「미술부」에서 단연 주목받는 캐릭터 포지션을 취하고 있습니다. 「노자키군」의 치요도 거의 비슷한 포지션이었죠.


어쩐지 데자뷰가(...)


Ⅳ. 캐릭터, 그리고 성우!


기왕 미즈키라는 캐릭터를 언급하게 된 김에, 몇몇 캐릭터들과 성우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유명한 부분이지만, 「노자키군」의 치요와 미즈키는 오자와 아리小澤亜李라는 동일한 성우를 기용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애니메이션 「노자키군」에서 치요를 접했던 분이라면 금방 똑같은 성우라는 것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오자와 아리 씨 블로그(Ameba) :: http://amba.to/2agwsdP


이분이 그 짝사랑 연기를 기막히게 하신다는 전설의(?) 그 분입니다.


치요 배역을 받으며 메이저로 크게 도약한 케이스고, 치요의 인기를 견인한 일등공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이대만 살짝 바뀌었지, 사실상 치요와 똑같은 포지션이나 다름 없는 미즈키로 옮겨가며 아니나 다를까 주변 인물은 이미 알대로 다 아는데도 필사적으로 진심을 숨기려 발버둥치는 모습부터, 망상이 폭주하는 시기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우악스러운 톤 등등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꾸며내지 않은 본인 목소리라는 것은 유명하고, 꾸민 목소리가 아니라서 그런지유경험자여서 진심에서 우러나와서 그런지몰입감이 좋은 연기를 미즈키에서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미술부」라는 작품 자체는 크게 흥행한 작품은 아니지만, 미즈키는 치요 때와 마찬가지로 짝사랑으로 고통받는(...) 매력 있는 캐릭터로 「미술부」의 핵심 포인트라고 해도 될 것 같고, 담당 성우인 오자와 아리 씨 또한, 꾸미지 않은 목소리로 이 정도까지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합니다.


개인적으로 「미술부」 입성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장면


미즈키와 같이 다른 작품의 다른 캐릭터가 연상되는 캐릭터가 또 있는데, 바로 콜렛 배역을 담당하고 있는 성우 우에사카 스미레上坂すみれ입니다. 4차원 트러블 메이커 특성과 중2병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승으로 두고 있는 점, 금발에 이마를 드러내고 있는 스타일에서 「중2병이지만 사랑이 하고 싶어!」中二病でも恋がしたい!의 캐릭터 데코모리 사나에凸守早苗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우에사카 스미레 씨도 멀티 엔터테이너로 주목 받는 성우입니다. 특히나 러시아 덕후라고 알려져있고, 몇몇 러시아 국적 배역에서 러시아 자막을 제공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는 정확한 러시아어를 구사한다고 알려져 있는 성우입니다. 주역인 미즈키를 맡은 오자와 아리 씨가 유독 미술 관련된 작품을 많이 한 것과는 다르게외국어 발음에 고생하고 있는 모습과 비교했을 때는, 굉장한 메리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미술부」의 엔딩 테마곡 “사랑하는 도형”恋する図形(cubic futurismo) -뒤에 붙여진 부제는 '정육면체의(cubic) 미래파(futurismo)'인데, 직역에 가까워서 자연스러운 번역은 아니고, 둘 다 미술학의 전문 용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의 가사가 무려 5개 국어(일본어, 영어, 러시아어, 이탈리아어, 네덜란드어)를 넘나들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외국어 발음이 정확하다는 장점 때문에, 특히나 캐릭터 성우를 OST의 보컬로 채택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는 상당히 적임자로 채택되었을 거라 예상됩니다.


금방 찾을 수 있는 일본어와 영어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국어는 표시해둔 대로다. 곡 분위기도 그러했지만, 온갖 어려운 미술 용어가 조합된 상당히 난해한(...) 가사다.


다음은 주인공 우치마키 스바루와 같은 분기의 다른 작품인 「Re:제로」의 주인공 나츠키 스바루ナツキ・スバル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둘 다 성우는 코바야시 유스케小林裕介로 동일 성우를 채용하고 있고, 우연의 일치로 두 캐릭터의 이름 모두 스바루로 똑같죠. 물론 「Re:제로」에서 멘탈이 부서져나가는 소위 ‘구르는 주인공’의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한 것이 「Re:제로」의 폭발적인 흥행과 맞물려 상당히 빛을 봤고 연기력이 돋보여야 할 작품도 「미술부」라기보단 「Re:제로」에서이기는 하지만, 「미술부」에서도 3차원에는 흥미 없다는 말을 달고 다니는 스바루를 무난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저... 3차원에는 관심 없어서요."


「미술부」에서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Re:제로」의 스바루를 연기하면서 '스바루를 연기하는 것 같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은, 그만큼 캐릭터에 잘 몰입했다는 의미였겠죠. 이 이야기는 그만큼 연기하는 사람으로써의 능력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코바야시 유스케 씨도 오자와 아리 씨와 비슷하게 경력이 오래되지 않은 성우임에도, 올해 작품에서 큰 호평을 얻은 성우로 역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Ⅴ. OST에 대한 이야기


오프닝 테마 “STARTING NOW!”의 아티스트는 의외라면 정말 의외로 노래 특유의 치어리딩 분위기와는 잘 안 어울릴 것 같은 캐릭터인 선생님 타치바나 유메코立花夢子의 담당 성우 미즈키 나나水樹奈々입니다. 「나루토」ナルト의 히나타日向ヒナタ와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真帆少女リリカルなのは 시리즈의 페이트 테스타로사フェイトテスタロッサ를 주요 배역으로 하면서 성우로써의 경력이 있으신 분이고, 성우 커리어보다는 음악 하는 아티스트로써 성우 출신 가수로는 유례없는 히트 기록을 세운 분이기도 합니다. 미즈키 나나 씨 특유의 파워풀한 보컬을 바탕으로 청춘 분위기에 어울리는 무난한 곡과, 미즈키를 중심으로 구성된 테마에서 미즈키가 어떤 이야기를 「미술부」에서 전개해 나갈 지에 대한 캐릭터성과 폭력성이 잘 들어간 테마 영상이 인상 깊은 부분입니다.


水樹奈々『STARTING NOW!』MUSIC CLIP(Short Ver.):: 水樹奈々 Youtube Official Channel로부터


미즈키에 대한 암시가 은근히 많은 오프닝 테마

미즈키의 성격상, 스바루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옷을 입어준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유명한 보컬로이드 작곡가인 40mP 40㍍P -40m(meter)P(roducer)- 가 참가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5화 B파트 “비둘기와 인어와 풀(수영장) 청소"ハトと人魚とプール掃除에서 유메코 선생님의 실수로 수영장 청소 담당이 된 미술부 캐릭터들이 수영장 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때 흘러나오는, 미즈키, 콜렛, 유메코 3인의 목소리로 불린 삽입곡 “파란 하늘 캔버스”青空キャンバス는 40mP의 작곡이고, 수영장에 인어를 그리는 연출 처리와 수영장의 파란 배경과 어우러지며 「미술부」를 위한 곡으로 등장했죠. 원작자인 이미기무루 씨도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서, 풀 버전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제목까지 합쳐져, 이 장면을 위해 탄생한 풋풋한 곡인 “파란 하늘 캔버스”


「미술부」의 마지막화 엔딩 테마였던 곡 “마음*팔레트”ココロ*パレット는 먼저 애니메이션 제작 전에 40mP와의 콜라보로 미리 보컬로이드 구미 -GUMI, 풀네임은 메구포이드Megpoid- 의 목소리를 빌려 니코니코동화ニコニコ動画에 먼저 투고되었습니다. 그리고 11화 "단결! 빈 캔! 문화제!"団結!空き缶!文化祭!에서 미즈키 단독 곡으로 먼저 등장했고, 마지막 엔딩 테마에서는 「미술부」 주역 여성진 4인방-미즈키, 콜렛, 유메코, 마리아-의 목소리로 불리며 「미술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이기도 하죠. 미리 콜라보를 계획하고 있었던 만큼, GUMI 버전의 원곡 PV 또한 「미술부」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짝사랑의 가사를 하고 있는 이 곡이 11편에서 미즈키의 단독 목소리로 먼저 등장한 것은 의미 있는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GUMI(40㍍)】 ココロ*パレット 【オリジナルPV】 :: YouTube 비공식 업로드 버전

(원본 니코동 링크는 http://www.nicovideo.jp/watch/sm22294993 니코동 계정 필수)


특히나 주요 라인인 미즈키-스바루 라인 말고도, 몇몇 다른 러브 라인도 보여주면서 가사대로 팔레트의 12색과 같은 다양한 사랑을 보여줬던 11편의 “마음*팔레트".

참고로 엄밀히 따지면, 부장은 연인 관계가 아닌 소꿉친구 관계다.


엔딩 테마 "사랑하는 도형"에 대해서는, 위에서 성우 우에사카 스미레를 언급하며 다뤘으므로, 엔딩 테마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중간중간 삽입된 OST는,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연애 코미디에 걸맞는 통통 튀는 곡들과 진지한 곡들이 적절히 섞이며 음악 측면에서는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Ⅵ. 연애 코미디라는 장르


코미디 장르는 기본적으로 밑바닥에 탄탄한 캐릭터성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 장르입니다. 멀쩡한 하나의 이야기 줄기를 잡으면서, 얘만 끼어들면 ‘폭탄 터지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독특하고도 확실한 캐릭터성을 가진 캐릭터가 이야기의 흐름을 엉뚱하게 휘어잡으며 웃음을 유발하는 전략을 사용하곤 합니다. 특히나 일본의 기본 만담 형식인 만자이漫才まんざい가 보케ボケ와 츳코미突っ込みつっこみ, 다시 말해 엉뚱한 행동이나 발언을 하는 사람과 그 엉뚱한 일에 태클을 거는 사람의 세트로 구성되는 개그 상황에서 ‘엉뚱한 행동을 하는 사람’의 캐릭터가 확고히 만들어질 필요가 있죠.


“저 베개는 비싼 거라고!"

“그거였어?!”


그런 관점에서, 「미술부」의 캐릭터성은 잘 잡혀있는 편입이다. 가끔씩 부장다운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일반적으론 잠이야말로 인생의 목적 그 자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부장, 트러블 메이커 콜렛, 미즈키의 짝사랑을 문제도 적절히 일으켜가며한껏 밀어주는 미즈키의 친구 3인방, 2차원 신부 만들기에 심취한 스바루, 그런 스바루와 죽이 맞는 중2병 캐릭터 마리아, 학생을 만들어놓고 선생님이라고 억지로 설정해둔 것 같은 소심한 성격이지만 신체 조건만큼은 남다른 미술부 고문 선생님 유메코, 스바루의 마음을 동요시키기 위해 미즈키가 미인계계략을 써서 끌어들인 스바루에 대한 질투심에 불타는 이름 모르는(...) 남자애 -진짜 이름 안 나왔습니다-, 그 외에도 주변 인물의 주변 인물격인 인물 중에서, 전 미술부 고문 선생님인 코야마小山幸夫 선생님의 손녀 딸이자 미즈키가 스바루를 짝사랑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귀여운 캐릭터인 모에카萌香, 스바루를 짝사랑하는 미즈키의 진짜 연적인 캐릭터와 그 여동생, 그리고 스바루를 짝사랑하는 미즈키를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지하게 지켜보는 미즈키의 어머니까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며 「미술부」의 코미디 상황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냥 문제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유지되는 게 신기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미술부에서 그나마 상식인 포지션으로 미술부를 이끌어가고 있는 소녀가장미즈키마저도 스바루와의 짝사랑 감정에만 얽히면 어지간한 개그 캐릭터들도 태클을 걸만큼 폭주하며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의 확실하고 매력있는 캐릭터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술부」의 코미디를 담당하는 캐릭터들, 혹은 「미술부」 캐릭터의 전부.


피 아닙니다짝사랑도 고생인데 미술부까지 챙겨야하는 미즈키. 미술부의 고생길은 거의 미즈키 혼자 떠안은 느낌이다.


이런 코미디의 기본과 동시에, 미즈키라는 짝사랑하는 캐릭터를 사용해 이어질 듯 안 이어지는 미묘한 가슴 두근거리는 긴장의 끈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노자키군」의 치요에 비해서는 유독 미즈키가 망가지는 장면이 더 눈에 띕니다. 그것은 「노자키군」이 메인 인간 관계인 노자키-치요 라인 이외에도 주변 인물들도 주연급으로 등장하며 다양한 단독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과 달리 「미술부」는 거의 매화마다 미즈키를 망가뜨리는짝사랑 긴장 상황에 빠뜨리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어서 유독 더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더불어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상대역인 노자키에 비해, 미즈키의 상대역인 스바루는 표정 변화도 상당하고, 미즈키의 성인 우사미가 발음이 토끼(우사기うさぎ兔)와 비슷한 것과 미즈키의 상징이 본인 기준으로 왼쪽 옆머리에 하고 다니는 토끼 모양 머리핀이어서 미즈키의 상징은 토끼로 굳어져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나오는 매력적인 특징, 소위 모에 속성의 일부인 ‘토끼귀(우사미미)’うさ耳를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미즈키의 상징이라고 한다면 역시 이 머리핀이지 않을까요?


특히나 좋아하는 캐릭터가 수시로 바뀌는 스바루에게, 토끼귀를 특징으로 하는 캐릭터가 걸리면 미즈키와 헷갈리는 상황이 등장하기에 마련이었고, 스바루는 미즈키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발언임에도 그 내막을 모르는 사람에게 스바루의 발언은 미즈키를 연상시키게끔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feel.의 안정적인 미려한 작화를 받으며, 망가질 때는 망가지고 두근거리는 상황에는 두근거리게 만드는 효과와 작화를 훌륭하게 활용하며 러브 코미디 애니메이션으로는 손색 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바로 「미술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기어이 마지막 편에서 터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제가 언급하는 것과 같이, 주요 간판 캐릭터가 동일 성우를 기용하고 있는 점과 설정 및 코믹 상황이 「노자키군」을 연상시키는 점들이 많은 점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또는 '또 이런 거구나'라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에 단점으로 작용할 여지도 충분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연애 코미디는 흔하디 흔한 장르입니다. 「노자키군」에서 연인으로 이루어지기 전의 짝사랑을 개그 코드로 사용해, 연인이 안 될 걸 알면서도 연인이 될 것 같은 느낌을 계속적으로 이어나가는 의외로 긴장감 있는 구성으로 보통의 연애 코미디 답지 않게 상당히 좋은 호응들을 많이 이끌어낸 독특한 경우이긴 하지만, 연인 사이에 코미디한 장면을 포착해낸 것이 일반적인 연애 코미디의 문법이었고, 연애 코미디는 유독 빠르게 유행하다가도 유독 빠르게 '역시 예상대로네'라는 느낌으로 질려버리는 장르이기도 하죠. 또 단순한 코미디 장르에 비해 그 코미디의 흐름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답습의 리스크를 유독 많이 안고 있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작품의 러브 코미디로써의 완성도에 비하면 BD 판매량이 아쉬운 수준이었다는 점은, 철저히 상업적인 관점에서 이런 경향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라 개인적으로는 아쉽다는 생각이 좀 드네요.


Ⅶ. 리뷰를 닫는 이야기 ~ 세상의 모든 ‘미즈키’들을 위해서


"코미디의 틀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아슬아슬한 짝사랑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귀여운 러브 코미디"


그럼에도 「미술부」는 러브 코미디 장르로써는 손색없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간단하게 코미디 장르를 보듯 즐기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지이고, 안 이어질 걸 알면서도 이어질 것도 같은 미즈키의 험난한두근두근한 짝사랑 상황을 지켜보는 묘미도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코동의 “마음*팔레트” 영상의 코멘트에서 의외로 「미술부」 2기를 기대하는 분들도 제법 많더군요. 그만큼 러브 코미디로써는 괜찮은 작품입니다. 사실 저는, 그래도 그렇게라도 짝사랑하는 상대와 함께 할 수 있는 미즈키가 부러울 따름이네요. 네? 제가 뭐라고 했나요?



제가 코미디 장르를 리뷰 포스팅으로 들고 온 건 제게도 제법 의외의 선택이었습니다. 리뷰를 여는 이야기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실은 코미디 장르니까 할 이야기 많이 없겠지, 하는 심정으로 선택했는데 이게 왠걸요, 실컷 떠들다보니 여느 리뷰 포스팅과 다를 바가 없게 되었습니다.


분명... 간단하게 할 거라고 했는데... 분량이 또... 왜 이러지 (...) 이젠 진짜 저도 해탈할 것 같아요 (...)


하지만 제가 지인들에게 힘들다고 징징거리면서도 리뷰를 써내려가는 목적, 물론 제 포스팅이 텍스트가 압도적이라는 것은 저 자신도 상당히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제가 가진 능력 중에 제일 자신 있는 텍스트를 쓰는 능력이라도 써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제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줘, 하는 이기적인 목적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마도 「미술부」를 말하면서 마음 어딘가에 짝사랑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순수한 이야기를 쓰건 어느 작품의 팬픽을 쓰건, 언제나 사랑 이야기로 발전시키기를 좋아하는 저이고, 물론 「노자키군」이 소재 사용의 측면에서 「미술부」에 비해 조금 더 대중적인 취향의 작품이라는 의견이지만, 짝사랑의 긴장 상황이 「노자키군」에 비해 더욱 증폭된 「미술부」를 보며 웃고 싶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짝사랑하는 연기로 오자와 아리 씨는 검증되었다는 수준을 넘어, 짝사랑하는 캐릭터 그 자체인 것도 제가 이 작품을 지켜보는데 한몫 했던 것 같습니다. 미즈키를 보고 있으면, 가끔은 완전한 제3자인 제가 미즈키의 엄마 같은 포지션으로 아빠 미소 지으면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무척이나 더디지만, 하나씩 스바루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 같은 미즈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게 무척이나 귀엽다, 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자, 여기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니, 마무리에다가 제 개인사를 잔뜩 갈아넣을 것 같으니 빨리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미술부」와 함께 재밌고 또 두근두근 사랑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면서, 그리고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미즈키의 고난의 끝에서 행복을 맞이할 수 있기를그럴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바라면서, 코미디에서도 짝사랑의 여운을 잔뜩 받은 제 리뷰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렇게 간단하게는 부르게 해주지 않을 거니까."


그리고... 덧붙이는 이야기


아, 그리고 나름 중대 발표입니다만...


[내멋대로 리뷰]를 주기적으로 업로드할 계획을 해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결정한 것은 한동안 정기화를 유지해도 제가 포스팅을 써내려가고 싶은 애니메이션을 메인으로 한 여러 콘텐츠들을 많이 쌓아두었다는 판단 때문이고, 어쨌든 제 나름대로는 고생해서 내놓은 포스팅들이 좀 더 많은 빛을 봤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제 블로그에 유입되는 통로를 지속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넵, [내멋대로 리뷰]의 정기 연재화 발표이구요,

매달 2주차 & 4주차 금요일에,

2주에서 길면 3주 간격으로 만나뵙도록 하겠고,

원칙은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12시 전까지입니다.


그러고보니 벌써, 다음주 금요일이 2주차군요!

그래서 다음 [내멋대로 리뷰] 작품을 지금 얼추 예고드립니다.

그럼 13일에 뵙겠습니다. 근데 하필 13일의 금요일이냐 불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