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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재방영(상영)관

#2-1. 개인과 집단 사이의 충돌 사태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 1부)


애니메이션 이야기하는 낭인,

스카이포스터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적당히 착한 사람들만 모인 집단인데도, 왜 그 안에서 누군가는 이기적인 나쁜 사람이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말이죠. 이런 복잡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고 싶다면, 이번 이야기할 작품을 주목해보시길 바랍니다.



한 목표를 향해 집단과, 그 안에서 부딪히고 화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순수한 열정을 품은 모든 청춘들의 이야기.


 [스카이포스터의 애니메이션 재방영관] 두번째 이야기.

《울려라! 유포니엄》 입니다.


그리고 이번 1편에서 할 이야기는


"개인과 집단 사이의 충돌 사태” 입니다.



이 포스팅은 TV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의 스토리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이 작품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같은 제작사의 작품 《케이온!》을 떠올렸습니다. 4명의 여성 주역 캐릭터, 음악이라는 소재, 그리고 학교 생활을 담아내고 있는 것. 의외로 많은 공통점 때문에 《케이온!》과 비슷한 느낌을 이 작품에서 기대하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궤도로 들어가면서, 이 작품이 우리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던 것은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그 무언가였습니다. 상냥한 얼굴로 독설을 날리는 고문 선생님. 그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충돌, 그리고 학생 사이에서도 발생하는 크고 작은 갈등 등. 기본적으로 이 작품의 큰 줄기는 키타우지 고등학교 관현악부라는 미완성의 집단이 결과를 완성해나가는 열정과 성공의 이야기지만, 그 과정이 마냥 이쁘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갈등이 왜 복잡해보이고 불편한 구석이 있느냐하면, 갈등하고 있는 개인들의 주장이 각자의 정의와 정당함이 있어서 누군가의 편을 쉽사리 들어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악역으로 비춰졌던 사람조차, 누군가에게는 착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있는 겁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면, 그 답을 찾기 위해 집단이라는 존재에 질문을 던져보는 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질문의 답을 위해, 작품 초반에 나왔던 아오이의 대사를 참고해보죠.



"분명, 그럴 수 밖에 없는 걸 거야.

다들 왠지 모르게 속마음을 숨기면서, 제일 문제가 안 되는 방향을 모색하며 나아가.

안 그러면 부딪히니까. 부딪히고 모두들 상처 주지."


관현악부라는 집단은 어떤 형태이건, 궁극적으론 악기를 연주하는 즐거움을 목적으로 모인 개인들의 집단입니다. 이 이야기를 뒤집으면, 이 집단에서 그 즐거움을 찾을 수 없다면 집단의 존재 가치가 옅어지거나 혹자는 아예 집단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하나의 목표란 집단이 존재함에 있어 제일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이런 집단 안에 자의로 들어간 개인은 집단의 목적을 위해 자신의 것, 개인의 시간이나 노력 등등을 어느 정도 희생하는 것을 감수하는 사람들이죠.


문제는 바로 이 ‘희생’에서 발생합니다. 누구나 집단의 목적을 위해 자신의 것을 희생하는 것을 감수하고 집단에 들어오지만, 개인마다 감수하고자 하는 희생의 정도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제각각이라는 거죠. 하지만 집단은 하나의 분 명한 목표가 있어야 하고, 그러자면 개인에게 요구하는 희생의 정도치 중 하나를 목표로 설정하게 될 겁니다. 이 이야기는 무엇이냐 하면, 반드시 누군가에겐 집단의 목표치가 자신의 원하는 정도가 아니라며 불만을 표하는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그 결과 이 집단의 목표에 만족하는 사람과 불만족스러운 사람이 생기고 대립하면서, 결국엔 누군가가 악역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이 생각을 가지고 다시 이 작품의 특수한 상황으로 돌아와보죠. 그러면 이 집단에서 ‘제일 문제가 안 되는’ 방향이란, 악기를 연주하는 상황을 지속하는 형태입니다. 관현악부라는 집단의 목적이니까요. 전국 대회까지 노력할 마음이 없는 사람들조차, 전국 대회를 노리자고 의견을 보태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도 바로 여기서 시작된 겁니다. 왜냐하면 전국 대회라는 목적을 꿈꿨던 때조차도 엉망이었는데, 이 형식적인 목표조차 없다면 이 집단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걸 그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적당히 집단의 존재 목적을 유지할 수 있으면서도, 잘 되서 성과가 나오면 좋고 아니면 아닌대로 넘어가기도 좋은 게 바로 전국 대회를 노리자는 선택지라는 겁니다.


하지만 올해는 타키 선생님이 진심으로 키타우지 고교 관현악부를 전국 대회에 진출하도록 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집단의 목표를 확고하게 세웠습니다. 이 목표가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하자, 드디어 그 목표에 불만족스러운 개인이 표면으로 나오게 된 거죠. 이 개인은 집단의 입장에서 그대로 놔둘 수 없기에, 집단은 이 개인을 향해 둘 중 하나의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하나는 집단의 목표를 따르도록 개인을 설득하는 것, 하나는 집단에서 나가게 하는 것이죠. 어느 쪽이건 집단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라는 방향으로 집단은 개인에게 요구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갈등의 원인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개인의 목표와 집단의 목표 사이의 충돌 사태입니다. 그렇기에 건강한 집단이란, 이 충돌 사태를 지혜롭게 수습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이 지혜는 바로 집단 안 개인들의 몫입니다. 그 집단의 리더일 수도 있고, 그 집단의 구성원일 수도 있죠.


앞으로 얼마간 이 갈등에 얽힌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편에선, 관현악부의 리더이자 고문 선생님타키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