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이야기하는 낭인,
스카이포스터입니다.
이제 이틀 후면 [리즈와 파랑새]의 개봉일입니다. 그 전에 운 좋게 시사회에 당첨되셔서 보신 분도 있으실 거고, 저번 이틀 정도에 걸쳐 나왔던 굿즈 증정 상영회에 다녀오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자랑은 아니지만, 사실 저는 둘 다 다녀왔답니다, 헤헤헤... 그러면 [리즈와 파랑새] 이야기를 해야할텐데... 이번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오늘 할 포스트가 무엇이냐면 바로 [리즈와 파랑새]의 감독,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교토 애니메이션의 애니메이터로 시작해서, 바로 지금 [리즈와 파랑새]의 감독에 이르기까지. [리즈와 파랑새] 한국 개봉을 핑계로, 제가 제일 좋아하고 또 존경하는 애니메이션 연출자이자 감독으로써의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를, 제 팬심, 사심 몽땅 담아 해보겠습니다.
처음으로 블로그에도 같이 올라가는
[스카이포스터의 애니메이션 재상영관] 특별편
“비어있음이 주는 특별한 감동”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 특집편입니다.
※ 이 포스트는 영상이 주가 되는 포스트입니다. 영상을 보셔야 알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으므로 꼭 영상을 시청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영상은 힘을 좀 많이 들여서 정말 솔직한 심정으로 꼭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오... ㅠㅠ ※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 작품에 두드러지는 특징은 총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 작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손동작 / [타마코 마켓]
첫번째는 섬세하게 표현된 사람의 몸 동작에 대한 묘사입니다. 특히 [리즈와 파랑새] 이전까진,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인정받고 있는 표현은 바로 손동작에 대한 묘사죠.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의 감독 데뷔작이었던 [케이온!]은 밴드부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사실 여학생들의 HAPPY한 LIFE란 쪽에 가까운 작품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악기 표현이나 악기를 연주하는 손 표현을 소홀히 한 작품은 아닙니다. 악기를 연주하는 손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가 필요했던 [울려라! 유포니엄]의 시리즈 연출을 담당하게 된 것도, 수화가 캐릭터들의 중요한 대화 수단이었던 [목소리의 형태]의 감독을 맡게 된 것도 이런 손 묘사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타마코 마켓]
두번째는 화면에서 나오는 미세한 소리까지 살리는 최소 편성의 OST입니다. 특히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OST들이 많이 부각되는데, [케이온! 더 무비] 때도 밴드 곡들을 제외하면 배치된 OST들은 대부분 화면에서 나오는 조그마한 소리까지 살리는 멜로디 위주의 곡들이죠. 그리고 [목소리의 형태]는 이런 OST 특징이 더욱 확실해진 작품이구요. 하지만 있으나마나한 텅텅 빈 OST를 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타마코 마켓]과 [타마코 러브 스토리]를 예로 들면, 많은 OST들이 피아노 솔로로 연주되고 있는데, 멜로디 악기만 편성된 곡인데도 이 곡들은 화면에서 느껴지는 감성과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쇼코가 소리를 느끼는 법을 알게 해줬던 찻잔 속 물의 파동 / [목소리의 형태]
세번째는 사람보다 더 잘 표현해줄 수 있을 주변 사물이나 자연물을 향하는 눈길입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사물은 상징성을 내포하게 되죠. [타마코 러브 스토리]를 보시면, 타마코가 초반에 잘 받지 못 하던 배턴, 가끔씩 화면에 등장하는 민들레 꽃이 캐릭터와 스토리에 연결되어 특별한 의미를 얻게 됩니다.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제가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의 색이 크게 느껴진다고 말씀드렸던 것도 이 때문이었구요.
[타마코 러브 스토리]
정리하면,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을 말할 수 있는 키워드는 “빈 칸”입니다. 캐릭터들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일이 적고, 결정적으로 심리를 알 수 있는 단서를 보여주는 것을 아낍니다. 대신 볼 수 있는 건, 감독의 주특기인 몸 동작에 대한 묘사나 대신 등장하는 사물과 자연물, 그리고 풍경들이죠.
그런데 이런 의도적으로 남겨진 빈 칸들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금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미세한 것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집중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작품의 내러티브를 통해 캐릭터의 상황에 대한 윤곽선을 잡고 나중에 캐릭터의 심리에 대해 알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가 등장했을 때, 그 미세한 행동 하나하나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되돌아오게 하죠. 이렇게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의 작품은 말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는 감동에서 특별하게 다가오게 되죠.
[리즈와 파랑새] PV (Long Ver.)
이번 [리즈와 파랑새]도 역시 말씀드렸던 야마다 나오코 감독님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작품이고, 이전 작품과 비교해서는 더욱 더 캐릭터들의 미세한 몸 동작에서 말하는 것을 포착하도록 요청하는 작품입니다. 러닝 타임 100분 남짓한 시간을 노조미와 미조레, 이 두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에 완벽하게 집중하고 있는 작품이니 한 장면 한 장면에서 다가오는 사소한 표현 하나 하나를 주의깊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후반부, 미조레의 오보에 솔로를 들었을 때 왈칵 하는 느낌이 드신다면 [리즈와 파랑새]는 여러분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작품이 될 겁니다.
그러면 저는 [스카이포스터의 애니메이션 재상영관] 4번째 넘버링.
[목소리의 형태]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