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포스터,
예고도 없이 등장입니다.
이제까지 제 블로그를 쭉 봐주신 분이라면 제가 예고 없이 등장했다는 건 극장에서 뭔가를 보고 왔다는 의미인지 아실 것 같습니다. 시작 전에 두서 없이 사담을 잠깐 좀 하자면, 작년 한 해가 쿄애니 영화 Year(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에 집중한 1년) 올해 극장가에는 쿄애니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맘껏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인데 벌써부터 황홀하네요. 게다가 사요아사(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도 조만간 극장 개봉을 준비중이라니. 작년도 그랬지만 올해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만찮게 행복할 것 같습니다, 흑흑… ㅠㅠ…
곧 이 작품도 CGV에 옵니다.
어쩌면 본격적으로 중2병이라는 단어를 알리는데 기여했’을지 모르는’ 작품.
돌연 극장판으로 소식을 알려온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Take On Me~》입니다.
※ 이 포스팅은 최대한 스포일러를 제외하고 작성한 감상입니다. 일종의 가이드 리뷰로 삼으셔도 좋습니다. ※
※ 이미지는 공식 PV에서 나온 스틸컷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
이 포스트의 제목을 “이토록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고 지은 걸 보셨을 때부터, 한 눈에 제가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는 걸 눈치채셨을 겁니다. 네, 제 솔직한 감상입니다. 당연히 이 정도까지 치켜세울 작품이 될지 아닐지는 보는 분들의 취향과 관점에 달려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론 최근 봤던 사랑 이야기 중 최고였습니다.
이 작품에 ‘최고’라는 수식어까지 붙이는 건 아마도 처음에 제 기대치가 그렇게 높지는 않아서였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저는 이 작품에서 쓸데없이 고퀄리티로 묘사된 중2병 망상 배틀을 보며 속으론 ‘이런 거에 공들이지 마’라면서 태클을 거는 실소. 매력 넘치는 릿카의 모습. 그리고 유우타와 릿카 사이에 꽁냥꽁냥하는 장면. 처음의 저는 딱 요정도까지만 생각하고 극장을 갔습니다. 가벼운 일상물 보러 왔으니까 재미나게 해줘, 정도 였다는 거죠.
아마 진지하게 볼 생각 없이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저는 TVA를 볼 때만 해도 중2병은 개그 소재, 캐릭터의 개성 정도의 수단이고, 결국은 유우타와 릿카의 꽁냥꽁냥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알맹이인 작품이라는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남녀 한 쌍이 티격태격하다 어느새 눈 맞고 꽁냥꽁냥하는 이야기는 사실 굳이 중2병이란 소재를 가져오지 않아도 되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이 보여준 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다 보고 나선 TVA 1기와 2기(렌)에서 차곡차곡 쌓아왔던 이야기가 모두 이번 극장판 《Take On Me》를 위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죠. 의외로 이 작품은 중2병이란 소재에 대해 나름 진지한 생각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중2병이라는 특징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또 중2병의 본질이 무엇인지. 또 이들을 어떻게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같이 지낼 수 있는지. 대놓고 무게 잡으며 심각한 분위기를 풍기지는 않지만, 작품 전체의 가벼운 흐름 속에서 캐릭터의 경험담이나 대사를 통해 이런 고민의 답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죠.
여기에 생각이 도달하면, TVA의 첫 편에서 중2병에 대한 설명을 했던 나레이션도 떠오르고 또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라는 제목까지 다시 생각하게 하며 의외로 진지한 의미를 더해나갑니다. 제 생각과는 달리, 중2병이란 소재를 그저 소재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하고 있지 않고 나름대로 진지하게 보고 있었다는 거죠.
물론, 이제까지 《중2병》이 보여준 것처럼 중2병은 여전히 이 작품에서 주요한 개그 소재로 사용됩니다. 당연히 제가 이 작품을 보기 전에 기대했던 것들은 빠짐없이 다 나와줬구요. 하지만 점점 중2병에 대한 진지한 시선을 천천히 쌓기 시작하면서, 그 의미에 대한 고민을 거쳐 나오는 결말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 결말에 이르기까지 캐릭터 안에서 무슨 고민이 있었는지를 알고 나니까 이제까지 봤던 것들이 단지 장난 뿐만이 아니었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유우타와 릿카 관계가 더 아름다워 보였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다소 뭉텅뭉텅 떨어진 것처럼 보일텐데, 자세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스포일러가 시작되니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 정도를 이야기해드리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제법 새롭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참, 작품을 보시기 전에 TVA 2기(렌)에 등장하는 캐릭터 시치미야에 대해 알고 가면 작품 감상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Take On Me~》에 대한 간단한 감상과, 작품 감상을 위한 제 나름대로의 가이드 리뷰를 해봤습니다. 기본적으로 진지한 작품은 아니기에 중2병을 소재로 한 경쾌한 러브 코미디가 골격이지만, 느끼기 여하에 따라선 ‘예쁜 작품’으로 봐주기도 충분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이번 극장판에 투입된 ZAQ의 음악도 하나 같이 좋은 음악들이고, 중간중간 이스터 에그? 도 나옵니다.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중2병》이라는 시리즈의 매력을 한껏 올려준 이 예쁜 작품을 잘 봐주시길 바라면서,
[내멋대로 리뷰] 긴급 편성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면 저는 이제 과제하러 가보겠습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