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보다 업로드가 정말 많이 지체된 점, 사과드립니다. (__)
이번은 이어서 IGC2017 현장 스케치 제2편입니다.
※ 1편은 위 이미지를 클릭해주세요! ※
[스카이포스터의 내멋대로 토픽]. 두번째 이야기
IGC2017 9/2(3일차) 리뷰, 그리고 현장 스케치
- 2편 : 주변 현장 스케치, 그리고 IGC 총평
4. 성남 게임월드 페스티벌과 함께!
행사 당일 마침 성남 게임월드 페스티벌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이 인벤에서 주관하는 게임 컨퍼런스였던만큼, 마침 인벤에서 운영을 맡은 게임월드 페스티벌이 동시에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세션 일정이 다소 빡빡해서 걸음 옮기는 데 시간을 좀 많이 할애했어야 됐기 때문에, 아쉽지만 행사 사진은 그렇게 많이 찍지는 못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여유가 있었다면 재밌게 참가할 수 있었을 듯 합니다. 저는 9월 2일 하루만 컨퍼런스에 있었기 때문에(이 사정에 대해선 위에서 한 번 언급을 드렸습니다) 못 본 것들이 더 많긴 하지만, 9월 1일에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레전드 매치 이벤트가 있었구요. 그 외에도 설치된 무대에서 모바일 게임 매치 행사나 크레이지 아케이드 매치가 진행되는 등 지속적으로 볼거리가 많은 행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이드 부스에서는 역시 행사하면 빠질 수 없는 먹거리 푸드 트럭도 있고, 주변에는 인벤 주최의 게임 굿즈 샵, 코스프레 체험 샵이나 VR 기기를 포함한 게임 기기 체험 및 인디 게임 전시장도 있었습니다. 비록 아주 크게 이루어진 행사는 아니었지만, 행사 규모에 적당했던 배치였다고 생각합니다.
축제니까 간만에 근처에서 감자도 먹었다.
이번 게임월드 페스티벌에선 코스프레 관련 행사가 제 눈에 제일 띄었던 것 같습니다. [오버워치]가 발매된 이후로 유독 그랬지만, 역시나 오버워치 관련 코스프레를 해주신 분들이 그 퀄리티에 흠칫, 할 정도로 멋지게 해주셔서 볼거리가 풍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스를 활용해 디바의 ‘메카’를 코스프레 하셨던 분이랑 정크랫을 코스프레하셨던 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정크랫 코스프레 하신 분은 정크랫의 오른 다리가 나무로 되어있는 표현을 섬세하게 표현해주셨던 것이 정말 기억에 남더군요. 그리고 죽이는 타이어는 정말로 죽이더군요. 크고 아름다웠습ㄴ…
또, 올해 JRPG의 또 하나의 지평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인기 게임 [니어:오토마타]의 2B를 코스프레하신 분도 계셨고, 그 외에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애정을 가지고 코스프레를 해주신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재밌게 취미생활을 즐기는 분이라고 생각해 흥미롭게 봤습니다.
이렇게 많은 코스프레 분들이 있어서, 무대에서도 코스프레 경연대회도 진행되었습니다. 마침 제가 지나가고 있었을 때는 올해 게임계에 의미있는 이슈를 남기고 있는 게임 [소녀전선]의 캐릭터를 코스프레하신 분들이 무대 위에 올라와 계셨는데, 마침 제가 즐기고 있는 게임이기도 해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G11을 코스프레 해주신 분의 퍼포먼스가 많이 흥미로웠는데, G11이 허구한 날 이불을 찾는 잠 많은 캐릭터인 점을 이용해 베개 가시고 오셔서 무대에 누우시던 게 생각나네요.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는 광경이었습니다. 사실 [소녀전선]이라는 게임이 매니악하다면 매니악하지 결코 대중적인 게임은 아닌데 이 정도까지 양지로 나온 것이 좀 신기했다고 할까요.
이 분들이 무대에 올라오셨을 때 흘렀던 야전 테마 음악에 전율을 느꼈… 다면 제가 좀 이상한 건가요? ㅎㅎㅎ
5. NDC, 그리고 IGC
어쩌다보니 올해는 2개의 게임 컨퍼런스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4월 말에 있었던 NDC2017이었고, 하나는 이번 IGC였죠.
이 두 게임 컨퍼런스는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NDC의 경우는 대체로 세션이 현직 종사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기분입니다. 물론 게임 업계에서 일하는 것을 희망하지만 아직 실무적인 지식은 없는 초보자들을 위한 세션도 많이 준비되어 있지만, 컴공에서 공부하던 제 친구가 프로그래밍 쪽의 세션을 들어갔는데 어려웠다고 말하더군요. 게임이 프로그래밍의 최첨단을 달리는 곳인 만큼, 학교에서 배우는 것 그 이상의 노하우 등을 공유하다보니 학생의 입장에선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그래밍 세션은 이해는 하나도 못 하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적기 바빴죠.
프로그래밍 관련 지식도 없이 달려들어서 그렇긴 하지만...
넥슨이라는 큰 기업에서 진행하는 컨퍼런스인만큼, 전체적으로 시스템은 여러가지 깔끔하게 잘 갖춰져 있습니다. 문자 안내나 행사가 이루어지는 구간마다 물어볼 수 있는 스태프 분들도 배치되어있고, 특히 질문 시스템이 많이 정제되어 있습니다. 매 세션에 입장하기 전에 조그마한 설문지 종이를 하나 나눠주는데, 그 설문지 종이의 QR코드를 스캔하면 곧바로 세션마다 질문할 수 있는 마이크로 사이트로 넘어갑니다. 그 사이트를 통해 질문을 올리면, 가장 많이 추천을 받은 질문이 맨 위로 올라가 추천을 많이 받은 질문부터 받을 수 있도록 해놓은 시스템입니다. 중복되는 질문을 가장 먼저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이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효율적인 질의응답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빛을 보고 있다는 느낌은 생각보다 잘 안 드는 편인데, 이건 세션의 시간 배치가 너무 빡빡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고질적으로 NDC의 문제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바이지만, 이번 NDC17에서까지도 개선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그래서 빡빡하게 끝난 세션의 경우는 질문 시간이 스킵되는 일도 상당히 잦은 편이고, 답변의 깊이가 떨어지거나 접수된 질문 수에 비해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의 숫자가 턱없이 모자라기도 합니다. 특히 25분만 배정된 세션에서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죠. 많은 세션을 열어주는 것도 좋지만, 이 컨퍼런스의 취지가 개발자 컨퍼런스이고 서로간의 경험담을 교환하는 장이기 때문에 세션 간의 여유 시간을 많이 줘서 질의응답 시간을 조금 더 내실 있게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IGC는 이런 질의응답 시간에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세션 시간이 1시간으로 세팅되어 있고, 세션 간에 10분이라는 세션 교체 시간이 있어서 질의응답 시간이 매우 널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션을 마치고서도 여유 시간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질의응답을 받아주기도 합니다. 이런 점이나, 세션의 내용이나 수준을 고려했을 때, NDC보다는 IGC 쪽이 더 대중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세션으로 구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쪽은 아직 시스템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좀 있습니다. 인벤이라는 게임 커뮤니티가 그렇게 규모가 작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의외로 기본적인 안내 서비스나 행사의 홍보 측면에서 다소 미숙한 점이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참관 선정 안내에 관해서는 제가 다소 피해를 부분도 있었는데요. 제가 제대로 확인하지 못 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지만서도, NDC에서 참관 신청 결과에 관해서 통지 문자를 보내주는 터라 이번 IGC에서도 그걸 기대하고 문자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당일이 되도 문자가 안 와서 그런가보다 하고 있던 찰나였는데, 그 날 오후에 그냥 인벤을 들어갔더니 참관 신청이 되었다는 걸 사이트 들어가서야 보게 된 해프닝이 좀 있습니다.
성남에서 1시간 반 거리인 집 안에서 참관 선정이 되었다는 걸 알았을 땐,
점찍어둔 세션이 시작할 때였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
또 세션 위치 안내를 돕는 스태프 요원이 다소 모자라서, 강연장이 몇 층인지 확실히 알기가 힘들어서 이런 시스템적으로 보완이 가해진다면, 좀 더 괜찮은 행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6. 마무리하는 이야기: 더 나은 IGC, 더 나은 게임 환경을 위해
성남 게임월드 페스티벌과 함께, 이번 IGC에 대한 제 감상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게임에 대해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NDC가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 사이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현직자를 위한 행사에 가까운 느낌이었다면, IGC는 게임을 만드는 직업에 관심이 있는 입문자 및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이런 게임 업계로 입문을 도와주고자하는 세션이 중심이 되고 있는 분위기와 성남 게임월드 페스티벌이라는 대중과 호흡하는, 크지는 않지만 눈에는 띄는 행사가 더해져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를 게임에게 친근하도록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NDC에 비해서는 다소 돋보이는 행사였습니다. 조금 더 시스템의 측면에서 보완만 이루어진다면 조금 더 불협화음이 없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인벤이라는 게임 커뮤니티의 규모를 생각하면 이런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 돈을 아껴야 하는 사정이 있는 곳은 아니라는 생각을 기저에 깔고서, 조금만 더 세심한 부분이 신경을 써주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행사를 다니면서, 게임을 향유하는 층이 점점 성숙도가 더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스프레 등을 통해 게임으로써 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존재도, 게임 업계의 입문을 도와주기 위해 강연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사람들의 노력들도, 그리고 그 노력에 열성적인 눈빛을 보내며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을 보면 게임이 조금씩 자연스럽게 하나의 생활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갈길은 정말 많이 남았습니다. 한 쪽에선 여전히 한국 게임이 아타리 쇼크를 겪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이 보이기도 하고, 일부 몇몇 유저들의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모자라는 언동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 등의 양적 발전에 비해 질적인 발전이 크게 뒤떨어진 느낌은 여러모로 아쉬운 한국 게임의 단면일 것입니다.
저는 이에 대해 걱정을 하는 한 편, 한 쪽으론 이것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라는 낙관적인 입장입니다. 특히 양적인 발전의 속도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입장에서, 일반적으로 질적 발전이 양적 발전에 뒤따라 오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면, 물론 한국의 경우는 그 격차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으나, 그렇다고 질적 발전이 아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적절한 법적 조치도 필요할 것이지만, 게임 향유자들이 스스로 질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모습을 봤다는 데서 성숙한 게임 컨퍼런스나 축제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갑자기 등장한 [내멋대로 토픽] IGC편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컨퍼런스 참가를 마치고 근처 펍에서 맥주 한 잔 하고서 마무리~
다음에는 다른 토픽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또 언제나 그렇듯, ‘언젠가’ 뵙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