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니메이션 읽는 낭인, 스카이포스터입니다.
으음… 좀 이상한가요? 헤헤…
전체 본문을 정비하다가 마감 시간이 늦었습니다.
업로드가 늦어진 것에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이번 포스팅은 「빙과」의 4번째 포스팅입니다. 저번 포스팅 부로 <빙과> 편의 내용 정리를 마쳤고, 이번부터는 <바보의 엔딩 크레디트愚者のエンドロール>의 이야기입니다. 방식은 저번과 비슷하기 때문에, 스포일러 요소를 특히 더 많이 포함합니다. 열람에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빙과」 포스팅의 4번째 이야기. <바보의 엔딩 크레디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이 포스팅은 TV 애니메이션 「빙과」의 스포일러 요소를 포함합니다. ※
※ 객관적인 정보는 일본 위키피디아 및 나무위키를 참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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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보고 계신 포스팅은 「빙과」 연재분의 4번째 포스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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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엔드 크레디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안내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 편은 저번에도 언급한 적이 있듯이, 본격적으로 추리 소설에 대한 지식을 궤도에 올리는 일화입니다. 물론 실제로 작중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호타로가 풀어내야 할 사건이 추리 소설에서 정석적으로 다뤄지는 살인 사건이므로, 추리 소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면 조금 더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편이 바로 이번 편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이 일화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자처하는 사토시와, 추리극에 있어 보편적인 지식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마야카를 통해 ‘추리 소설의 지식을 많이 이용했구나’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죠.
제 첫번째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홈즈 스타일과 애거사 크리스티 스타일의 차이에 대한 설명도 이 일화를 통해 정리한 것입니다.
이 부분을 언급하고 넘어가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 편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에서 ‘트릭’이라는 전문적인 추리 소설의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 한정으로, 이 편은 추리 소설에서 ‘트릭’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고 있는 사람이 미리 알고 있음을 전제로 캐릭터들이 대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록 스토리 전체의 흐름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사소한 정도지만, 이 ‘트릭’이라는 단어에 대해 감을 잡지 않으면 호타로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기엔 거치적거리는 느낌은 있죠. 그래서 잠깐만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트릭’이란, 단어 그대로 ‘속이다’는 뜻을 가진 영단어 ‘Trick’이며, 추리 소설에서는 ‘진범이 범인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만드는 눈속임 장치’라고 정리해두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이 ‘트릭’이란 단어의 정의를 위해 ‘장치’라고 하는 문학 용어를 사용한 것은, 추리 소설에서 진범을 범인이 아니게 만들도록 설정하는 것은 결국 작가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즉, ‘트릭’은 작품 안에서 범인의 눈속임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고, 범인이 특별히 눈속임을 유발하는 행동을 한 적이 없는데 작가의 손에서 눈속임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포함하는데, 둘 다 결국엔 작가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트릭’의 관점에서 제가 제시해드린 적이 있던 이 그림을 다시 보자면,
홈즈 스타일이 ‘범인이 눈속임을 만드는 행동을 하는’ 트릭이고,
크리스티의 스타일이 ‘작가가 눈속임을 만드는’ 트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중에서, 이 크리스티 스타일은 사토시가 “서술 트릭”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하고 있죠.
그러면 ‘트릭’이란 결국 작가의 몫이라서 작가의 상상력에 따라 상당히 많은 수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수많은 추리 소설에서 사용된 수많은 ‘트릭’들은, 디테일한 부분을 걷어내 구조라는 뼈대만 남기면 유형화할 수 있는 ‘규칙’이 됩니다. 작중에서 캐릭터들이 이 ‘트릭’을 중시하고 있냐에 대화 초점을 맞추는 이유도, 이 ‘트릭’이 추리 소설에 사용되는 규칙이자 패턴이기 때문이죠. 특히 추리 소설을 많이 접한 사람들에게 ‘트릭’은 패턴으로써 점점 구조화됩니다. 마치 공포 영화에서 ‘이쯤에서 귀신이 등장할거야’라고 감을 잡는 것처럼 말이죠. 이 편이 추리 소설의 지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일화이기도 하고, 「빙과」라는 작품이 추리 소설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 작품을 지켜봄에 있어 ‘이번엔 어떤 트릭의 규칙을 쓰고 있을까’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는 두뇌 유희가 될 수 있으니 겸사겸사 이야기를 드려봤습니다.
이번 편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는 이제까지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인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오프닝은 채팅창을 중심으로만 보여주고 있죠. “의지는 안 되지만, 쓰는 방법에 따라선 써먹을 수 있는 애가 있지頼りにはなんないけど、使い方によっちゃ踊ってくれるのがいるわ”라는, 뭔가 호타로에게 일감이 떨어질 것 같은 불길(?)한 채팅 내용과 함께 말이죠. 1
이후 화면은 동일 인물이 L이라는 이름의 인물과 채팅을 하는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컴퓨터 채팅에 익숙하지 않은지 한자 변환에 실수를 연발하는 것, L을 일본어 발음으로 읽었을 때 ‘에루える’로 읽힌다는 점을 봤을 때, 이 인물이 채팅을 하고 있는 대상은 에루일 것임을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친구를 데려와도 된다는 말로 시작한 것이 ‘3명 정도’라는 말로 구체화되고, 마지막엔 데리고 와줬으면 하는 친구를 ‘고전부’라고 확실히 명명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제부터 벌어지는 일에 에루에 관련될 것이고, 결국은 호타로가 있는 곳인 고전부와 관계될 것임을 명백히 하고 있죠. 2
사건은 에루가 시사회에 가자는 제안을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에루가 지인의 반에서 제작한 영화가 있어 그 영화에 대한 소감을 들려 달라는 이야기를 전하죠. 그리고 그 ‘지인’의 등장. 바로 이리스 후유미入須冬実였습니다. 호타로가 특별한 목적도 없이 감상을 듣기 위해 불렀다는 후유미의 말에 의문을 던지자, 후유미는 당연히 그건 아니지만 일단 건투를 빈다는 말을 남긴 채 영화를 먼저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이번에 벌어질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영화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이 영화를 완성해달라는 부탁에 호타로는 역시 거절합니다. 영화를 완성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자는 에루의 제안에도, 우리가 만든 영화의 결말이 영화를 만든 2-F반에게 잘못될 경우 돌아오는 책임의 무게를 생각해 완강히 거절하죠. 이 이야기를 들은 후유미는 반에서 영화의 결말을 생각하고 있던 ‘탐정 지원자’ 3명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말해주면 된다는 것으로 책임에 대한 부담감을 지워줍니다. 여전히 에루를 당해낼 재간이 없는 호타로는 ‘옵저버Observer’, 즉 참관인으로써 조언을 해주는 것을 전제로 영화의 결말을 같이 고민해달라는 후유미의 부탁을 받아들입니다.
호타로의 행동 동기는 역시나 이 아가씨다.
후유미의 의뢰를 받고 귀가하는 길에서, 사토시를 통해 후유미가 ‘여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제’라는 별명은 후유미가 사람을 쓰는 능력이 있어 어느 샌가 후유미의 부탁을 받아주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었죠. ‘여제The Empress’라는 별명이 나온 김에, 사토시가 고전부원들을 타로 카드에 대응시킵니다. 마야카는 ‘정의Justice’, 사토시 본인은 ‘마술사The Magician’, 에루는 ‘바보The Fool’, 그리고 호타로는 ‘힘Strength’로 대응하게 되죠. 그런데 타로 카드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에루가 호타로가 대응하는 타로 카드가 ‘힘’인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데도 이를 밀어붙이는 사토시를 보며 호타로는 뭔가 의미가 담겨있는 것임을 감지하게 됩니다. 이 타로 카드에 대응한 일화는 추후 호타로가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죠.
생각해보면 ‘힘’의 타로 카드를 보여주면서, 일러스트 안의 사람이 아닌 사자를 중심으로 잡았다는 것부터
뭔가의 변칙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참관인 역할을 하기로 약속된 날. 고전부원들을 안내할 인물로, 영화의 각본을 맡았다가 병으로 각본을 미완성으로 끝낸 것으로 알려진 혼고 마유의 친구, 에바 쿠라코가 고전부의 부실을 찾습니다. 2-F반의 교실로 향하는 길에서, 고전부원들은 안내역을 통해 에바 쿠라코가 각본 담당인 혼고 마유의 여리고 성실한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되죠.
혼고는 착실하고 신중하고 책임감이 강하면서 바보 같이 착하고 둔한, 제 친구예요.
여기서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묻어나옵니다. 이번 편 <바보의 엔딩 크레디트>는 분량 내내 ‘왜 에바에게 묻지 않았나?Why didn’t she ask EBA?’라는 부제를 달고 있죠. 이 부제는 물론 크리스티의 소설 「왜 에번스를 부르지 않았지?Why didn’t they ask evans?」의 패러디이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부제처럼 그냥 에바에게 물어보는 것이 이 사건을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을 터였습니다. 물론 진실이라고 보기에도 단서가 없었지만, 에바 쿠라코가 혼고 마유에 대해 말하는 것을 봤을 땐 거짓이라 보기에도 설득력이 없기 때문에 일단은 이 둘이 친한 친구 사이라는 것을 진실로 보자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혼고 마유의 책임감 있는 성격이 아픈 와중에도 각본 작업을 계속 하도록 했을 것이고, 친한 친구인 에바 쿠라코에게 남은 각본을 완성해 전달해주는 상황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물론 혼고 마유의 병이 각본 작업조차 불가능한 정도인지는 알 수가 없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지만, 8화의 시작에서 혼고 마유는 사실 각본 작업이 아예 불가능한 정도로 아픈 게 아니었다는 단서는 있었습니다. 더 이상 진행하기 힘들다는 누군가의 문자에 ‘처음부터 적재적소가 아니었’으며 내가 뒷처리를 맡더라도 ‘원하는 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 말했던 의문의 인물. 이 의문의 인물이 바로 후유미였고, 맥락상 후유미에게 문자를 보내온 누군가는 혼고 마유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처음부터 적재적소가 아니었다’는 대답이 이상한 대답인 것이, 건강했던 사람이 갑자기 아파져서 그만두는 상황이라면 후유미가 혼고 마유라는 각본 담당이 아파질 것을 미리 예견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처음부터’ 적재적소가 아니었다는 말을 할 리가 없었다는 것이죠.
더 이상 사과하지 않아도 돼.
처음부터 적재적소가 아니었던 건 확실했으니까.
지금까지 잘 노력해줬어.
여기까지 추적해나가면, 각본 작업이 불가능할 만큼 아픈 상태가 아닌 혼고 마유가 친구인 에바 쿠라코를 통해 각본의 나머지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성실한’ 혼고 마유의 성격과 부합되지 않습니다. 즉, 이 사건, 영화의 각본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사건은 혼고 마유가 아파서 그만두었다는 것을 표면으로 뭔가를 숨기고 있는 분위기를 이미 풍기고 있었습니다. 특히 ‘왜 에바에게 묻지 않았나?’가 부제로 설정된 것은 생각해보면 매우 결정적인 단서를 품고 있었다고 할 수 있죠.
편마다 마지막에 붙는 이 부제에 대해서는 추후에 따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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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포스팅에서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편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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