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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멋대로 리뷰

[내멋대로 리뷰/No.10/애니메이션] 「빙과」: Part.13 "이야기를 끌어오는 방법 (1): 이 작품이 오마주를 하는 법"


스카이포스터의 애니메이션 읽기,

내멋대로 리뷰가 돌아왔습니다.


이번도 지각입니다. 죄송합니다.

뭘 특별히 하는 것도 아닌데, 이제 개학이라고 시간이 계속 밀리는 군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더 다루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제까지의 포스팅들을 둘러보니까 스토리를 이야기하면서 할 이야기는 다 언급한 것 같습니다. 남은 정보는 나무위키 등에서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라서 굳이 다룰 필요가 없겠다고 판단했고, 따라서 오늘의 포스팅을 걸쳐 두 포스팅 동안 이야기할 주제를 마지막으로 「빙과」 포스팅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이 작품을 보며 ‘부럽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오마주[각주:1] 하고자 하는 작품이나 전통에 대한 부분, 예를 들면 역사적 사실이나 전통적인 소재의 일부를 작품 안에서 위화감 없이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죠. 그리고 오마주 하고자 하는 작품이나 끌어들이는 역사와 전통에 자발적으로 흥미를 가지게끔 하죠. 오늘의 이야기는 이러한 제 의견을 미리 밑바탕에 깔아두고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입니다.


13번째 포스팅의 이야기는, “이야기를 끌어오는 방법”의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이 오마주를 하는 법”,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추가) 이 포스팅에서 인용하는 「빙과」 외의 작품에 대해서는 스포일러에 지장 없을 만큼의 간단한 배경 정도를 언급합니다만,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접하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포스팅에서 언급하는 「빙과」 외의 작품 중 줄거리에 대해 언급하는 작품은 조세핀 테이의 소설 「시간의 딸」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왜 에번스를 부르지 않았지?」「코끼리는 기억한다」, 총 세 작품입니다. 작품에 대한 정보는 주요 서점 홈페이지 및 영문 위키피디아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 포스팅은 “스카이포스터의 10번째 내멋대로 리뷰 - 「빙과」 편”13번째 포스팅입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전 편으로 넘어갑니다.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잠깐, 이 작품의 편 하나가 끝날 때마다 뜨는 부제에 대한 언급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부제들이 바로 이 작품이 오마주하고 있는 추리 소설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스토리인 [18화. 연봉은 개어 있는가]를 제외하면, 한 편을 마무리하며 항상 붙어있었던 부제


먼저 1화에서 5화의 <빙과> 스토리에 걸쳐 부제로 선정된 “The niece of time(시간의 조카딸)”은 저명한 스코틀랜드의 추리 소설가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의 유명작 「The daughter of time(시간의 딸)」의 변형입니다. 이 작품은 추리 소설 단 8작품만으로 추리 소설계에 이름을 각인한 조세핀 테이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작품입니다. 1990년에 영국 추리 작가 협회the British Crime Writers’ Association에서 선정한 역대 최고의 추리 소설 100위The Top 100 Crime Novels of All Time에서 1등으로 꼽힌 화려한 이력이 이 작품의 평가를 증명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앨런 그랜트Alan Grant는 우연히 폭군으로 알려진 옛 영국의 국왕 리처드 3세의 초상화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 초상화가 폭군으로만 알려져 있는 리처드 3세의 이미지와는 뭔가 다르다는 호기심을 품게 되죠. 그리하여 그랜트는 대영 박물관에서 일하는 미국의 연구가 브렌트 캐러딘Brant Carradine 도움을 받아 리처드 3세의 인생과, 런던 탑에서 실종된 왕자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런던 탑에서 실종된 왕자란, 리처드 3세가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조카인 에드워드 5세를 폐위하고, 런던 탑에 감금된 에드워드 5세와 그의 형제 리처드Richard of Shrewsbury[각주:2] 왕자를 이르는 말이죠.



400년 전의 사건이면 현장에서 증거를 얻으려고 해도 이제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버린 현장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에 대해 생생한 목격담을 증언해줄 사람도 없죠. 400년 전의 일을 조사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남겨진 기록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기록이 400년이란 세월을 지나서도 온전히 남아있는 것을 기대한다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추리를 하는 데 제약 상황이 상당히 많은 상태죠. 이 모습은 에루가 실종된 숙부에 관한 기억을 찾기 위해, 고전부 부원들과 같이 이제는 현장에서 찾을 없는 숙부의 과거를 45년 전의 기록만으로 추적해야하는 모습과 상당히 많이 닮아 있습니다. 카미야마 고등학교에서 유일하게 낡은 건물인 무도관을 제외하고 학교의 본 건물은 신축된 것이라는 설정도, 45년이란 시간 사이에도 학교에 변화가 반드시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시간의 딸」의 400년이란 긴 시간의 차이와도 설득력에 손색이 없도록 보여주고 있죠.


과거의 에루의 숙부와 현재의 고전부 부원들이 공유하는 무대인 카미야마 고등학교에서 유일하게 남은 과거의 증거이자,

동시에 45년이란 시간 동안 학교가 많이 변했다는 증거였던 무도관.


작가 조세핀 테이는 “시간의 딸”이라는 제목이, 영국의 속담인 “진실은 시간의 딸Truth is the daughter of time”에서 따온 제목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속담은 “진실은 결국 시간의 편입니다”라고 살짝 바꿀 수 있는데, 이는 진실이란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도 결국 밝혀지기 마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시간의 딸」에서 400년이란 긴 시간 후에 리처드 3세라는 인물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추리하는 것과, 「빙과」에서 에루의 숙부 세키타니 쥰이 45년 전에 이뤘던 ‘영웅적인 지도’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는 모습이 비슷하게 겹치며 「빙과」가 「시간의 딸」이 주제의 측면에서도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의 부제, “Why didn’t she ask EBA?(왜 에바에게 묻지 않았지?)”는 언급드렸던 대로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Why didn’t they ask Evans?(왜 에번스를 부르지 않았지?)」의 변형입니다. 이 문구는 주인공 보비 존스Bobby Jones가 골프장에서 발견한 신원 불명의 남성의 사체에서 한 여자의 사진과 함께 발견된 쪽지에 적힌 글귀이기도 하죠. 이 작품은 미국에선 「부메랑 살인 사건The Boomerang Clue」이란 제목으로 알려져 있고, 던졌음에도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처럼 아이러니한 결말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 소설의 다른 이름입니다. 발견한 사체에서 나온 문구와 사진을 토대로 사진 속 여성의 정체를 알게 된 이후, 자신이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한다는 것을 알고서 사고사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남자의 사망 사건에 대해 주인공이 조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는 여러 부분에서 이 작품의 구조와 비슷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혼고를 병이 난 것으로 처리해 각본가를 부제하는 것으로 만든 상황은 사고사로 알려져 있다는 겉과 속이 다른 사건 구성과 비슷합니다. 이 사건을 접한 호타로가 이리스에게 이용당했다는 부정적인 일이 있었던 것도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살인 당할 위협을 겪었다는 것과 비슷하죠. 가장 손쉽게 사건의 이면을 알 수 있었을 인물인 에바 쿠라코를 처음에 만나 놓고도 활용하지 못 했다는 것과 사건의 진실을 제일 손쉽게 알 수 있었을 인물인 ‘에번스Evans’를 작품의 마지막이나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돌고 돌아 사건을 해결하는 느낌으로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각본가이자 피해자인 혼고 마유의 주변에 악역이 없었던 평화로운 반에서 혼고를 병에 걸린 것으로 넘긴 기묘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 또한 「왜 에번스를 부르지 않았지?」가 평범하고 우아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범상치 않은 범죄가 발생했다는 인간의 아이러니한 일면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 점과 상당히 닮아 있죠. 굳이 말하자면 이리스 정도가 혼고의 각본을 돌려서 거절하고 호타로를 이용하는 악역으로 나온다고 할 수 있는데, [22화. 멀리 돌아가는 히나] 편에서 그 때는 역할이 있었다는 말을 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악역을 자처했다는 말로 본다면 이리스도 악역으로 보기 상당히 애매한 입장이 되죠.





단편집 <멀리 돌아가는 히나>의 부제, “Little birds can remember.(작은 새는 기억한다)”는, 역시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Elephants can remember(코끼리는 기억한다)」의 변형입니다. 이 작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탐정 에르퀼 푸아로Hercule Poirot가 등장하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과거의 ‘푸아로 시리즈’에서 벌어졌던 과거 사건들의 집대성이며, 일반적으로 ‘범인’을 찾는 것이 목적인 추리 소설에서 ‘범인’이 아닌 과거 사건의 ‘동기’를 찾아내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일부에서는 애거사 크리스티 특유의 번뜩이는 추리 소설의 재미가 없어졌다고 평가를 낮게 주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기억의 불완전성에 대한 주제를 담아 사람 그 자체에 대한 시선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역시 인상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죠. 여기서 코끼리는 정말 코끼리가 어떤 사건의 목격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코끼리의 기억력이 매우 좋다는 근거를 토대로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멀리 돌아가는 히나>의 단편들이 큰 사건, 그러니까 <빙과>,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쿠드랴프카의 차례>의 사이사이 배치되어서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원작 이야기로 보충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소설 고전부 시리즈의 단편집 「멀리 돌아가는 히나」는 본래 세 큰 사건이 다뤄진 시점의 사이사이에 ‘고전부의 봄, 여름, 가을, 겨울[각주:3]’이라는 테마로 작은 이야기들을 채워 넣어 과거와 현재를 집대성하는 편입니다. 과거의 사건을 추적하고 큰 사건의 사이사이를 채우는 모습은, 역시 과거 사건을 집대성한 「코끼리는 기억한다」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큰 사건을 재치있게 해결하는 모습이 아니라 사건은 소소하게 만들고 그 자리에 호타로의 생각과 인물들의 심리를 채워 넣은 모습도 비슷한 모습이죠. 다만 호타로가 에루를 만난 그 순간부터 고전부의 1년 정도를 다루는 정도라 코끼리 정도로 잘 기억하는 정도까지는 필요 없고, 「빙과」의 마지막 대사가 “이젠 봄이예요.”라는 것을 생각하면, 1년을 돌아 다시 시작하는 봄의 이미지를 작은 새로 표현해 변형한 것으로 보입니다.





<쿠드랴프카의 차례>는 카미야마 고등학교의 문화제 ‘칸야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부제가 “Welcome to KANYA FESTA!(칸야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이고, 나머지의 부제는 이제까지 이야기했듯 유명한 추리 소설 작가의 작품 제목을 변형한 것입니다. 여기에다가, 처음 말씀드린 대로 고전부 캐릭터 4명이 「셜록 홈즈」의 4명의 등장인물과 대응되고, 대응되고 있는 등장인물과 비슷한 캐릭터성을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부여하면서 기본적으로 이 「빙과」라는 작품의 골격은 「셜록 홈즈」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죠.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나면, 아마도 오마주와 표절은 뭐가 다른 것이냐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시는 분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제가 부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닮아있다’는 말을 많이 썼는데, ‘닮았다는 것’은 표절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죠. 그런데 왜 이건 오마주고 저건 표절일까, 그러면 그 기준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위에서 오마주는 존경심을 담은 인용이라는 이야기를 드렸지만, 사실 존경심을 담았다는 것도 꽤 주관적인 기준이니까요.


이 작품의 골격은 「셜록 홈즈」라는 것을 보여줬던 엔딩 테마의 모습.

에루와 마야카가 입고 있는 복장은, 각각 보통 홈즈와 왓슨의 복장으로 묘사되는 복장입니다.


저는 닮은 이야기를 만들더라도, 자신이 만들고 있는 이야기가 보여주려고 하는 개성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야기를 끌어오되 그 이야기를 끌어오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넣고 싶어서 넣어봤다든지, 그냥 괜찮아 보여서 사용했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져오고자 하는 이야기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안에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이런 입장에서, 「빙과」는 표절이 아니라 오마주라고 불릴 자격이 충분한 작품입니다. 추리 소설 분야로 분류되고, 실제로도 정석적인 추리 소설의 방식을 따라가는 작품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주로 호타로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기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 「빙과」입니다. 그런데 고전부 캐릭터들이 「셜록 홈즈」의 캐릭터가 대응된다고 해서 청소년기의 성장이라는 주제가 무너지지 않죠. 오히려 「셜록 홈즈」의 캐릭터에 대응시켜서 캐릭터들이 확실한 개성을 보이도록 만든 것이 주인공 호타로의 흔들거리기 시작한 성장기를 효과적으로 보이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부제를 말하며 언급했던 작품에 대해서도, 구조만 가져다가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져온 작품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기본적인 작품의 주제가 상하지 않는 흐름을 만들어냈죠. 그리고 오마주의 증거로, 가져온 작품의 제목을 재치 있게 변형한 문구를 부제로써 사용하고 있습니다. 「빙과」가 오마주로써 돋보이는 이유입니다.


또한, 작품 안에서도 적극적으로 추리 소설을 소재로써 사용한다.


하나 태클을 걸자면, 호타로가 탐정 역할이라는 것을 다소 과하게 의식한 탓인지 호타로가 사건의 전말을 정리해주면서 “해야할 일이라면 간단하게”라는 그의 “에너지 절약 주의” 모토와 가끔씩 충돌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긴 합니다. [6화. 대죄를 범하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오미치 선생님이 수학 교사이며 수학 교사는 영어를 보통 소문자로 쓸 테니 a와 d를 헷갈릴 것이라는 것이 이 사건의 결론이었죠. 처음부터 수학 교사는 영어를 소문자로 쓰기 때문에 a와 d를 헷갈릴 것이라고 말했으면 단박에 납득할 수 있었을 것을, “A반과 헷갈린 것이 사토시가 있는 D반이다.” - “왜 확실하게 D반인가” – “C는 어떻게 봐도 A로는 잘못 보지 못 한다” – “A랑 D도 마찬가지로 잘못 볼 리가 없다” – “수학 교사면 A랑 D를 자주 헷갈리게 될 것이다” – “그게 뭔 소리냐” – “수학 교사라면 소문자로 쓸 것이다” 라는 긴 과정을 거쳐 설명하고 있죠. 애니메이션에선 극적인 연출을 위해, 굳이 알파벳 모양의 초콜릿을 깨물어서 소문자의 형태로 만들어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했고요. 생각해보면, 그다지 경제적이지 않은 설명 방식이죠.



하지만 이 부분이 또 그렇게 신경 쓰이지 않는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이 작품은 캐릭터들이 성장기를 겪어 변화를 진행 중인 불안한 과정에 있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의외성은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배경에선 캐릭터가 하나의 개성에 처음부터 끝까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의외의 일면도 보여주며 입체적인 일면을 보여주기도 하죠. [22화. 멀리 돌아가는 히나]가 “잿빛” 호타로 안의 “장밋빛”을 발견한 사건이라고 한다면, 호타로 역시 다른 면모를 보여줄 의외의 일면을 품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 효율 따지는 호타로에게서 의외의 비효율성이 발생하는 것을 받아들이기에 엄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사토시가 호타로에게 치탄다가 있는 상황에 전혀 익숙해지지 않아서 빙빙 돌아가는 일을 벌였다고 말했던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두번째로, 호타로가 기본적으로 사람 이름을 잘 외우지도 못 하고, 안 그래도 자주 틀리는 한자지만 유독 사람 이름의 한자를 잘못 읽는 일이 잦을 정도로 사람 대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특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호타로가 사람을 대하는데 익숙하지 않다고 본다면, 호타로가 ‘이 정도면 이해하겠지’ 생각한 말하기 방식이 일반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이라서 결과적으론 빙빙 돌아가는 대화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호타로가 사람 이름을 기억 못 하고 사람 이름에 쓰인 한자를 틀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던 때가 <쿠드랴프카의 차례> 때였다.

하필 손으로 로마자를 가리는 바람에 이 이름 역시 제대로 읽지 못 했다.


다음, 드디어 「빙과」의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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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품을 통해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족적을 남긴 작가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그 작가의 작품을 인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패러디, 표절과는 구분되는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인용’입니다. [본문으로]
  2. 슈루즈베리의 리처드로, 이 리처드 왕자의 출생지는 슈루즈베리라는 잉글랜드의 지역입니다. [본문으로]
  3. 봄의 대표 사건은 <빙과>, 여름(방학)의 대표 사건은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가을의 대표 사건은 <쿠드랴프카의 차례>이며, 이 사건을 집대성함과 동시에 사건 사이사이 보충된 일화들을 겪으며 사토시와 마야카, 그리고 호타로와 에루라는 관계를 정립하는 현재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그 언저리라는 의미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