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내멋대로 리뷰]
스카이포스터입니다!
저번은 추리 소설이라는 틀에서 전체적으로 언급했던 애피타이저였으니, 이번 포스팅부터가 실제로 본편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부터는 스토리를 따라가며 주제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으로 스포일러 요소가 다뤄질 것입니다. 열람에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 이 포스팅은 TV 애니메이션 「빙과」의 스포일러 요소를 포함합니다. ※
※ 객관적인 정보는 일본 위키피디아 및 나무위키를 참고합니다. ※
※ 인용하는 정보에 오류가 있거나, 의견에 대해 이의사항이 있으신 경우 정중한 방향으로 댓글을 달아주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습니다. ※
※ 현재 보고 계신 포스팅은 「빙과」 연재분의 2번째 포스팅입니다. ※
▲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전 편으로 넘어갑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호타로라는 캐릭터의 1인칭 관점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이야기를 시작함을 알려드립니다. 상당수의 초현실적인 연출이 호타로의 시점에서 느끼는 감정의 표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성장이라는 「빙과」라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 큰 흐름 안에 이야기를 올리기 위해 미리 전제로 해둠을 알려드립니다. 사실 굳이 제가 언급하지 않아도, 마음 속 소리가 직접적으로 나오는 캐릭터는 호타로가 유일하다는 것 등의 단서를 따라가다 보면 호타로가 이 작품의 중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쿠드랴프카의 차례>와 같이 고전부 4인방은 물론이고 학교 전체에 걸친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가 얽힌 대형 사건인 경우와 같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요.
저번 포스팅에서 말했던, ‘탐정’인 호타로의 추리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추리극의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장치로써
호타로의 1인칭 시점을 설정했다는 이야기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1화의 시작과 함께, 호타로에 대한 기본적이고 중요한 정보들이 주어집니다. 호타로의 좌우명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면 하지 않는다. 해야하는 일이라면 간단하게. やらなくても良い事ならやらない。やらなければいけない事なら手短に。”로 “에너지 절약省エネ”이란 단어로 대표할 수 있는 신조를 좌우명으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호타로이기에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인 부활동은 호타로에겐 관심이 없는 일이 될 수 밖에 없고, 해야하는 일만 하는 ‘에너지 절약 주의자’ 호타로에게 사토시는 “잿빛”이라는 색깔을 부여합니다. 호타로가 다니는 카미야마 고등학교가, 사토시의 말을 빌려 “부활동의 전당”이라고 불리며 “장밋빛” 고등학교 생활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이는 처음부터 호타로가 부원을 모집하려는 인파를 아무 관심도 주지 않고 지나가는 모습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탁을 거절하면 자신을 죽일만큼의 힘을 가진 누나가 호타로에게 고전부에 입부할 것을 부탁했기에 호타로는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 고전부의 부실인 지구과학 준비실에 도달합니다. 호타로가 부실에 들어가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호타로와 에루가 처음 만나는 장면을 슬로우 모션까지 사용하며 보여줍니다. 이 연출에서부터 호타로와 에루가 만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자신도 모르고 있던 사이에 자신이 있던 교실이 잠겨버렸다는 것에 호기심을 느낀 에루가 호타로에게 눈을 밝히며 다가옵니다. 이 때, 에루의 머리카락이 뻗어나와 호타로를 휘감아버리는 연출은 앞으로 호타로가 에루를 만나 에루의 부탁에 잡히면서 자신의 정체성이 동요할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이란 흐름을 암시하는 중요한 장면이죠.
또한 교토 애니메이션의 화려한 작화쇼이기도 했죠.
여기에서 다시금 호타로가 규정된 색이 “잿빛”이었다는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타로에게는 대부분 검은색 혹은 무채색의 배경이 따라다니는 것에 비해, 에루를 표현하는 효과에는 갖가지 화려한 색채와 표현이 적극적으로 사용됩니다. 추후에 본격적으로 정확한 표현으로 대비되기 시작하지만, 여기에서부터 에루는 호타로의 ‘잿빛’과 완벽한 대척점에 있는 “장밋빛”의 대표로 설정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까지는 ‘장밋빛’을 향해 관심을 가지지도, “장밋빛”에서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았던 호타로에게 생긴 이변은 바로 호타로가 에루의 “장밋빛”을 쉽사리 거절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죠. 대척점에 있는 두 인물이 고전부를 통해 서로 교류하며, 특히 주인공 호타로의 마음 속 말들을 하나하나 지켜보는 것은 청소년기의 성장이라는 「빙과」의 큰 흐름의 중요한 줄기를 형성합니다.
이 캐릭터가 어떻게 변해나가는지가 이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에루를 만난 이래 호타로는 에루가 호기심을 보였던 몇 가지 사건들의 해답을 훌륭하게 제시해냅니다. 제 주관적인 의견으로는 “에너지 절약”이라는 호타로의 좌우명이가 최대한 생각한 뒤 최고로 효율적인 방향으로 움직이자는 주의이기에 이런 호타로의 신조에서 추리하는 능력이 발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호타로가 사건을 추적하는 능력은 상당히 인상깊다고 할 수 있죠. 이 과정을 지켜본 사토시가 호타로에게 ‘의외로 호되게 갚을 치뤄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하죠. 그리고 사토시의 말대로, 에루는 이제까지 숨겨왔던 ‘자신이 고전부에 들어온 이유’를 언급하며 자신의 외숙부에 대한 기억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해오며 호타로를 자신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적임자로 고려하게 됩니다.
에루가 외숙부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억이 에루의 인생을 구성하는 중요한 기억이었기 때문에, 호타로는 그 부탁이 한 사람의 인생관에 관여할 수 있을 만큼 이어서 이에 따른 막중한 책임이 요구될 수도 있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하지만 그 부탁이 자신의 “에너지 절약”에 좌우명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가치관에 변화가 오는 일에 자신은 책임을 지지 않는 선에서 도와주겠다는 솔직한 답변으로 에루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본래 “에너지 절약”을 자신만의 인생의 좌우명으로써만 생각할 뿐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을 폄하하거나 자신의 “에너지 절약”을 인생의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호타로였기에, 다른 사람과 달리 전력으로 에너지를 몰아붙이며 진심을 쏟아내는 에루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죠.
자주 오해받지만, 나는 특별히 “에너지 절약”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활력있는 녀석들을 멍청이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자신의 좌우명에 충실한 것 뿐.
이후 호타로에게 중요한 단서를 툭툭 던져주는 누나의 도움을 받아 호타로와 에루는 에루의 외숙부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는 고전부의 과거에 대해 추적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전부의 문집 <빙과>의 전월호를 발견해냅니다. 그 2호의 서문에 세키나기 쥰이 영웅에서 전설이 되었다는 긍정적인 말과 그것은 절대로 영웅담 같은 것이 아니었다는 부정적인 말이 섞인 글이 적혀있었고, 여기에서 세키타니 쥰이 카미야마 고등학교의 문화제와 연루된 모종의 사건이 있었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빙과>의 전월호에서 창간호인 1호만 유실되면서 직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곤란한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호타로의 도움만으론 한계에 부딪혔음을 알고도 사토시와 마야카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에루는 꺼려했죠.
모든 것은 주관성을 잃고 역사적 원근법 너머로 고전이 되어 간다.
全ては住管性を失って、歴史的な遠近法の彼方で古典になって行く。
하지만 서문에 적혀 있던 글 하나를 언급하며 언젠가 외숙부의 과거를 찾고자 하는 일도 시효를 맞이하게 될 것이란 호타로의 말을 들은 에루는 과감하게 사토시와 마야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세키타니 쥰에게 벌어진 45년 전의 일을 추적하기 시작하죠. 각자가 가져온 단서와 가설을 조합해 호타로는 당시 문화제를 축소하려는 학교의 움직임에 대항했던 큰 흐름이 있었고, 그 흐름의 중심에 섰던 대표 인물이자 영웅이 에루의 외숙부 세키타니 쥰이었다는 결론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당시 모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호타로의 결론에 두 명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합니다. 한 명은 그런 외숙부의 영웅스러운 일에 나는 왜 무섭거나 슬퍼서 구체적인 일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쇼크를 받을 만큼 울었는지 알 수 없었던 에루였습니다. 그리고 한 명은 결론을 제시한 본인이자, 다수의 부활동과 학교 활동을 하는 고전부원들과 그 고전부로 자신의 등을 떠밀었던 누나 때문에 “잿빛”이라는 자신의 좌우명에 동요가 찾아왔던 호타로였죠.
그렇다면 저는 왜 울었던 걸까요.
너희들을 보고 있으면 가끔씩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나는 안정을 찾고 싶다고.
사실 호타로는 에루의 부탁을 들어준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에루의 집에 모여 결론을 내기 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시간을 소비하고 머리를 맞대며 이 일에 매달리는 것이 ‘해야하는 일’인지에 대해 의문을 해소하지 못 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호타로가 화장실에 오랫동안 틀어박히면서까지 결론을 내야겠다고 결정한 것은, 역시 에루가 보여준 자신의 전력을 다해 쏟아부은 에너지, 즉 그녀의 진심이었습니다. 그 모습들을 지켜보며 에루의 집에서 사토시와 함께 돌아갈 때, 사토시가 ‘장밋빛이 부러웠던 거냐’는 질문에 ‘그럴 지도’라는 애매한 답변을 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거기에 호타로의 누나가 전세계를 여행하며 보낸 편지를 다시 읽어보며, 호타로는 자신의 신념으로 설정했던 “잿빛”의 좌우명을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합니다.
그게, ‘장밋빛’일까?
(중략)
그런 식으로 나는 되고 싶었던 걸까?
정말로 ‘장밋빛’이 되고 싶은 건가?
25살인 나는 10년 전의 나를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
외숙부의 과거를 찾기 위해 온 에너지를 던지는 에루. 문화제를 위해 자신의 학교 생활까지 내던진 ‘영웅’ 세키타니 쥰. ‘분명 10년 후, 이 나날들을 아쉬워하지 않을 거야’라며 전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호타로의 누나 토모에. 호타로가 이를 생각하며 내가 되고 싶은 건 그런 ‘장밋빛’일까 고민하고 있던 도중, 토모에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중요한 단서가 들어옵니다.
그럼 칸야제는 아직도 금기어(금구禁句)야?
이야기가 길어져서, <빙과> 편에 대한 내용을 분할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마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게요.
좋은 주말 되시고, 수요일에 뵙겠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다음 편으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