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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멋대로 리뷰

[내멋대로 리뷰/No.1] TVA "울려라! 유포니엄" 리뷰 / Part.A

0. 포스트를 여는 이야기


열심히 산다. 누구나 쉽게 하는 말이고 누구나 쉽게 하는 결심이건만, 누구든 쉽게 해내는 것은 결코 아닐 지도 모릅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무언가는 희생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말이건만, 막상 그 희생하는 것을 희생하게끔 냅두지 않으려는 것 또한 흔히들 말하는 사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사람은 애매하고 모순되는, 실시간적이고도 다채로운 선택지들 사이에서 매 순간 자신의 의지로 선택을 해내야하는 그런 복잡한 운명을 타고난 것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번 [내멋대로 리뷰]는, 최근 사회의 분위기를 보았을 때 어느 순간부터 꺼내기 다소 부담스러운 단어가 되어버린 ‘열정’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이야기를 꺼내보려고 합니다. 청춘과 열정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과 집단에 대한 관찰도 돋보이며 현실과 판타지를 이질적이지 않도록 잘 버무린, 한 고등학생 주인공과 그녀가 속한 취주악부를 다룬 작품이었죠. [내멋대로 리뷰]의 첫번째 이야기. 2015년 2분기 방영 교토 애니메이션(京都アニメーション) 제작, 이시하라 타츠야(石原立也) 감독, 타케다 아야노(武田綾乃)의 소설 원작의 TV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響け!ユーフォニアム)입니다.


(※ 원작 소설의 시리즈 이름은 [울려라! 유포니엄]으로 동일하며, 권마다 부제가 붙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개봉한 극장판의 부제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에 어서오세요(北宇治高校吹奏楽部へようこそ。)”는 [울려라! 유포니엄] 소설 1권의 부제입니다.)



※ 이 포스팅은 TV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포스트의 길이 조절을 위해, [울려라! 유포니엄]의 리뷰 포스트는 3개로 나눠 업데이트합니다.
지금 보고 계신 포스트는 Part.A 입니다.


1. 이슈였던 [케이온!]과의 접점에 대한 이야기


[울려라! 유포니엄]을 향해 처음 사람들이 했던 기대는 상당히 유사한 캐릭터 구조와 소재를 가지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온!](けいおん!)과의 연결 관계에 대해서 였습니다. 쿠미코-레이나-하즈키-사파이어(미도리)로 이어지는 작품 내 주요 4인방이 여성진 캐릭터인 것이 [케이온!]에서의 유이-미오-리츠-츠무기-아즈사로 이어지는 주요 5인방이 여성진을 연상시키는 점, 취주악부와 경음악부,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면 밴드부 사이에서 느껴지는 유사성, 게다가 제작사마저 교토 애니메이션으로 동일한 점 때문에 [케이온!]과 비슷한 작품이라 이야기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재와 캐릭터 구성의 유사성 때문에 [케이온!]의 느낌을 재현하는 작품일 것이란 추측이 많이 있었다.

당장 키 비주얼만 비교해봐도...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그 이야기는 없었던 것이 되어버릴 정도로 다른 노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일상, 동아리, 부활동의 이야기를 강점으로, 또 하나의 스타일을 만든 교토 애니메이션의 작품답게 여학생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상황 전개를 충실하게 웃음 코드로 활용하고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케이온!]이 부활동임에도 진지한 부활동보다는 일상 상황에서의 웃음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과는 달리, [울려라! 유포니엄]은 분명하게 [케이온!]과는 다른 노선을 지향하고자 하는 진중함과 무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오마에 쿠미코(黄前久美子)라는 주인공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내적 갈등과 취주악부, 굳이 취주악부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집단 안에서라면 충분히 있을 법한 외적 갈등이 상당히 묵직하게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죠.


"분명, 그럴 수 밖에 없는 거야. 다들 은근슬쩍 진심을 보이지 않으려 하면서
가장 문제되지 않는 방향을 모색하며 모여가.
(중략)
그러지 않으면 부딪히니까. 부딪히고 다들 상처입지."

특히나 집단 안에 속한 개인의 이중성을 보여주고 또 그것을 캐릭터의 언어로 잘 포착했다고 생각하는 장면.

이 장면 이외에도 무거운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있다.


이런 차이점은 그림체의 측면에서도 잘 보이는 부분입니다. 여전히 [케이온!]에서부터 쭉 이어져온 그 그림체를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만, 거기에서 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을 [울려라! 유포니엄]은 주고 있죠. 여전히 저는 전문적인 지식 없이 참 야매하게 리뷰를 쓰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은 드릴 수 없지만, 온전한 수용자로써 작품을 받아들이는 관객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이 좀 더 매끄럽게 표현된 것이 이제까지의 작화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클로즈업 샷을 같이 나열해봤는데, 제일 눈에 띄는 차이점은 전체적으로 얼굴에서 홍조 효과가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비교해보면 분명 이전까지는 없었던 효과였죠. 이 홍조 연출을 토대로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의 질감이 굉장히 매끄럽게 표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셨다면, 안 그래도 그림체에 관해서만큼은 보증된 제작사 교토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서 또 한층 더 수준을 끌어올린 작화를 선보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울려라! 유포니엄]이 방영을 거듭하면서 그저 그런 평작에서 수작 혹은 명작까지로 평가가 상승하던 시점에서, 전국대회 예선전에서 연주하는 장면을 담아낸 후반부에서는 오케스트라 홀의 분위기를 거의 현실에 근접하게 연출해내면서 그야말로 장관의 피날레를 연출하고 있죠. 이렇게 [울려라! 유포니엄]은 정극으로의 느낌을 물씬 풍기며, 이제까지의 작품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 풍부한 광원 표현 등등,

거의 현실과 비슷하게 구현된 작화 수준은 [울려라! 유포니엄]의 강점 중에 하나다.


2. 집단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


그러면 이제부터 [울려라! 유포니엄]이 가지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첫번째는 바로 단체와 개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체, 즉 집단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이상한 힘이 있습니다. 그 단체가 개인을 향해 굳이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요청한 것이 아님에도 자신이 속한 그 집단에서 의사 결정을 할 때 자신의 의견을 쉽사리 개진하지 못 하곤 하죠. 아까도 잠깐 언급했던 올해 취주악부의 목표를 정하는 다수결 투표 장면에서, 대다수는 전국 대회를 목표로 하자는 슬로건을 지지한다고 손을 들었고, 사이토 아오이(齋藤葵) 단 한 명만이 전국 대회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의견에 확실하게 손을 들었죠. 그렇게 그들은 대다수가 원하는 방침을 채택하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정한 ‘전국 대회에 나간다’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그런데 타키 노보루(滝昇) 선생님이 마지막에 알겠냐고 확인하는 대답에 단 한 번만에 제대로 ‘네’라는 대답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죠. 그리고 하굣길에 만난 아오이는 쿠미코에게 괜히 튀면 상처 받으니까 슬쩍슬쩍 눈치 보면서 제일 문제되지 않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란 다소 씁쓸한 ‘집단 안에 속한 한 개인’의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울려라! 유포니엄]의 초반에서 벌어지는 단체의 갈등은 개인적으로는 별로 마음에 드는 선택지가 아님에도 대부분은 그게 제일 ‘문제가 되지 않는’ 결정일테니 마음과는 다른 의견을 내비춘 것에서부터 생기는 것입니다. 설정된 목표가 애초부터 대부분이 자신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의견을 말하지 않고 결정한 일인데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온화한 얼굴로 온갖 독설과 직설을 던지는 타키 선생님의 다소 강압적인 지도 방침과 작년의 부원들이 의견 차로 인해 대거 탈퇴한 과거 사건의 상흔까지 얹어지며 취주악부는 초반부터 삐그덕거리는 모습을 마치 정해진 수순인 것마냥 보여주게 되죠.


특별히 강제된 지침도 없었고 형태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집단의 힘은 되려 개인들에 의해 불안한 모습과 방향으로 자리를 잡고야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대회를 노린다’를 목적으로 움직이는 타키 선생님의 강행군에 반발이 나오는 것 또한 당연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키 선생님의 독설이 이제까지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 안에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자존심마저도 무너뜨리는 수준까지 날아오고, 지도 방침도 이제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을 무시하고 완전히 처음부터 쌓아올리는 방향으로 강제적으로 수정하는 모습을 보이자, 부원들은 그 이상은 용서할 수 없다며 타키 선생님을 향해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반발감이 오히려 취주악부 사이의 공통점을 형성하면서 그들은 타키 선생님이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폭발력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로, 처음으로 하나로 모아졌다는 성취감에 드디어 타키 선생님이 이제까지 가려졌던 뚜렷한 한 명의 리더로써의 모습이 부각되며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작년의 의욕없는 모습이 지배적이었던 모습과는 다르게 취주악부의 분위기는 완벽히 반전되면서 취주악부 내에서 발생한 갈등은 잘 마무리됩니다. 타키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에 다시 이야기를 꺼내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후로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는 다소 무책임해 보일지도 모르는 열등감에서 벗어나 진심으로 전국 대회를 노리며 달려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때문에 저음 파트에서도 의욕 없는 모습으로 비춰줬던 나츠키도 개인 연습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죠. 나츠키는 이렇게 말합니다.


"뭐, 그 정도로 작년과 올해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거야.
그렇게나 의욕이 없던 내가 조금 할 마음이 생길 정도니까."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의 경우는 긍정적인 경우라 할 수 있지만, 한 집단에 속한 한 개인이 집단의 분위기에 휩쓸리며 그 분위기에 행동 양식을 같이 하는 것은 사실 깨나 무서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란, 특히나 어떤 집단 안에 속해있는 사람이란 그 집단 안에서의 자율을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수동적이려는 부분도 분명히 가지고 있는 모순 투성이죠. 어느 쪽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의 목적을 지향하는 집단이라면, 마치 대립항과도 같은 자율과 타율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복잡하다."

이런 자율과 타율의 관계와 비슷하게, 한 집단의 변화와 유지에 대한 이야기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의 취주악부에 남아있는 2학년 학생이 적은 점, 그러니까 작년의 1학년이 취주악부에서 대거 탈퇴하게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취주악부 부원들에게 있어서 한 명의 예외없이 ‘작년의 일’은 그야말로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의 씻을 수 없는 상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취주악부 활동을 통해서 뭔가를 이룩하고 싶었던 사람들과 굳이 그럴 필요 없이 이제까지 얻어온 적당한 명예에 만족하며 그저 즐기기만 하면 그만이었던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큰 갈등이었습니다. 그저 즐기면 된다는 파가 선배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성과를 이루고 싶어하는 작년 1학년 생들의 의견은 무시되었고, 나카세코 카오리(中世古香織)와 아오이를 주축으로 당시 성과에 의욕있는 1학년들과 즐기는 것에 만족한 3학년 사이의 의견을 좁히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당시의 1학년 학생이 취주악부에서 대거 탈퇴하는 사건을 막을 수는 없었죠. 원작 소설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묘사가 있는 걸로 보이지만, 애니메이션에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소리치는 한 편과 그 소리를 전혀 듣지 않는 또 다른 한 편 사이의 갈등으로 벌어지는 결과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정해진 형태로 예견된 그런 것이었다.


안주하는 것이란 솔직히 말하면 제일 편한 일입니다. 늘 이제까지 해오던 대로만 하면 만사형통인 것이 안주하겠다는 선택지고, 늘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굳이 큰 노력을 들일 필요도 없어지죠. 안주하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나쁘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주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는 경우란 당연히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의욕 있게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고 싶다는 견해와 그저 지금에 안주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싶다는 견해가 모두 타당한 의견이라면, 적어도 상대방이 어떤 생각인지 들어주려는 노력 정도는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애니메이션 또한 그저 안주하고자 했던 선배의 태도에 잘못을 묻는 방향으로 연출하는 것으로 보이고 저도 일차적으론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모두들 집단에 속한 개인으로써의 어느 정도의 예의를 지키고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조율되는 것이냐고 한다면 현실은 또 마냥 그렇지만도 않곤 합니다. 그것 때문에 소위 피해자라는 것이 생겨나게 됩니다. 작년 1학년들의 대거 탈퇴로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은 취주악부를 이어받아 꾸려나가야 하는 부장의 자리를 거의 떠밀려서 맡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오가사와라 하루카(小笠原晴香), 표면적으로는 수험 준비를 위해 계속 부활동에 매달리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는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작년의 일’을 계속해서 죄책감으로 안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아오이, 그리고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작년의 일’에서 파생된 죄책감에 불안함에 휩쓸렸던 인물들 모두 ‘작년의 일’의 피해자였지만, 그 중에서도 카오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고구마를 좋아하는 ‘취주악부의 마돈나’(...) 이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다.


그 누구도 피해자가 아닌 사람은 없었지만, 이제까지의 애니메이션 안에서의만의 내용을 토대로 했을 때 제일 피해자가 된 캐릭터는 카오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카오리 바라기인 요시카와 유우코(吉川優子)의 이야기에 따르면, 카오리는 코사카 레이나(高坂麗奈)가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취주악부 트럼펫 파트에서 제일 실력있는 연주자였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학교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고학년 학생들에게 솔로 파트라든가 출전 권한을 우선적으로 주는 관습때문에 카오리는 그 자리를 선배에게 양보하게 되죠. 게다가 험악해진 취주악부의 분위기를 돌리고자 부단히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1학년 부원들이 대거 탈퇴하게 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죠. 그리고 3학년, 이제는 드디어 카오리의 실력에 걸맞는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되었건만, 1학년에 레이나라는 강적이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전국 대회를 노리자는 목표에 걸맞는 시스템과 분위기가 갖춰지고 학년에 상관없이 공식 출전 인원을 오디션으로 뽑겠다는 지도 방침을 타키 선생님이 확정하면서 카오리는 레이나와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아시다시피 레이나의 승리로 마무리짓게 되죠.


"솔로 파트는 코사카 레이나가 담당하도록 한다."

일단 카오리는 겉으로 이에 수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카오리 바라기인 유우코나, 카오리를 쭉 지켜봐왔던 카오리와 타나카 아스카(田中あすか)는 카오리가 어딘가에서 레이나가 솔로 파트를 담당한다는 결과에 자신이 납득하지 못 했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특히나 유우코가 카오리의 악보에서 ‘솔로 파트 오디션, 꼭 붙자!’는 메모를 발견한 것으로, 카오리가 쉽사리 솔로 파트를 담당하려는 욕심을 포기하지 못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와중에 레이나가 타키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이라는 신경쓰이는 사실도 듣게 되죠 이 과정에서 유우코가 레이나에게 찾아가 이번만큼은 카오리 선배에게 양보해줬으면 좋겠다며 고개를 숙이는 사건도 벌어지고, 다시금 타키 선생님을 향한 불만이 불거지는 등 몇 번의 진통을 겪었지만, 타키 선생님이 제시한 해결책인 공개 오디션이 솔로 파트는 레이나가 담당할 수 밖에 없다는 당위성을 취주악부 모두의 앞에서 재확인하는 자리가 되면서 그제서야 카오리도 결과에 승낙하는 모습을 보이죠.


"하지 않겠습니다. 할 수 없어요.
솔로는 코사카가 연주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이 때의 카오리의 대사는 결론적으로는 카오리의 마음을 정리하는 한 문장이었지만,

상당히 복잡한 심경으로 대답한 것임에는 틀림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오리와 같이 누구나 실력으로 결정나는 시스템에 승복을 잘 하느냐고 하면 또 그것도 아닙니다. 쿠미코가 중학교 시절에 겪었던 것처럼, 후배인 쿠미코가 선배인 자신보다 실력이 좋다는 결과를 인정하지 못 한 한 선배로부터 ‘네가 나보다 잘하면 그렇게 잘난거냐’는 심한 이야기를 들은 과거와 같은 사건은, 그러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충분히 있을 법한 일입니다.



"너 나를 바보 취급하는 거야? 1학년인 주제에 잘난 척 하지마!
너만 없었으면... 콩쿠르에 참가할 수 있었는데!"

‘너만 없었으면’이라는 말. 사실 카오리가 취주악부에서 겪은 상황이라면, 레이나가 쿠미코가 들었던 그 말을 듣고 쿠미코가 겪었던 것과 똑같은 일을 겪을 거란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카오리는 그 충분히 나올 수도 있는 반응을 마다하고 기꺼이 후배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자신이 원했던 자리를 내주게 되죠.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면 카오리는 참 기구한 운명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 것 또한 인생이라고 하지만, 막상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이 들고 마는 것이죠.


그럼에도 카오리를 보며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어’라고만 말하기가 망설여지는 것은 아마도 올해의 ‘경력보다는 실력’이 중시되는 취주악부 분위기와 비춰보고, 또 올해의 취주악부 분위기를 더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 실력에 상관없이 얼마 남지 않은 선배를 먼저 우대하는 관습이 옳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올해의 취주악부 지도 방침을 작년까지의 취주악부 관습보다 더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다고 마냥 얼마 남지 않은 선배를 우선한다는 것을 반대하냐고 하면 그런 것만도 아닙니다. 굳이 부활동을 위해서 어떤 수를 써서라도 학교를 정해진 기간 이상 다니겠다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는 한정된 고등학교 기간을 지킬 수 밖에 없고, 이 고등학교 기간이라고 주어진 3년이라는 시간은 길면서도 짧은 미묘한 시간입니다. 아오이가 말한대로, 되돌아서 생각해보면 ‘3년이란 금방 가는 시간’이지만, 카토 하즈키(加藤葉月)가 말한대로, 올해는 실력이 안 되서 무리니까 2학년을 노릴 거라는 말을 하는 것은 또 3년이란 시간이 마냥 짧게 느껴지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경력과 실력은 어지간하면 비례하게 되기 마련이기에, 대체로 선배가 먼저 화려하고 주목받는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은 굳이 관습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실력주의적인 측면으로도 완벽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간의 수많은 명제가 삭제되고 무조건 선배를 우선한다는 태도까지 옳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런 방식으로 [울려라! 유포니엄]은 현실적인 집단의 문제를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을 만한 포인트를 작품의 군데군데 조용히 내포하고 있습니다.


선후배라는 상하 관계에서 선배라는 윗사람의 지위를 내려두고 후배가 자신보다 실력이 낫다고 인정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나츠키 선배의 행동은 의미가 있다.


3. 리더라는 한 집단을 이끄는 사람에 대한 고찰


이번에는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의 분위기를 돌린 타키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 분량에 한정해서, 결과적으로 타키 선생님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취주악부의 분위기를 돌린 좋은 리더이자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타키 선생님이 완벽한 리더라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작품의 초반에서는 ‘몇 년이나 귀중한 시간을 쪼개서 이 부활동에 매진했죠? 그런데 그 정도의 연주 실력이라니, 그거야말로 시간이 아까웠네요’와 같은 독설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하면서 부원을 울리기까지도 하는 등, 타키 선생님을 향한 평가가 나아진 시점에서조차도 ‘끈적이는 미남 악마’라고 불릴 정도의 독설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독선적이라 평가할 만한 행보도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키 선생님을 좋은 리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타키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입니다. 만약 그저 즐기기 위한 취주악부로 의견이 모아졌다면 아마도 타키 선생님의 전문성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취주악부가 전국 대회를 노린다는 목적에 합의했기 때문에, 교토부와 관서부에서 금상, 그것도 2~3개의 금상을 수상한 학교에서 선정된 단 하나의 학교만이 다음 대회로 진출하는 시스템에서 그야말로 ‘1등이 아니면 무의미’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연습 때조차 열성을 다하지 않고, 실력에 상관없이 그저 선배만을 우대하는 관습을 유지하며 전국 대회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당시의 취주악부 상황에선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전국 대회를 위해서 당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에 걸맞는 기초 훈련들을 추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음 파트의 기초 훈련 때 솔페주(solfege)라는 기본 튜닝음을 직접 목소리로 따라해 감을 잡는 훈련을 한다거나, 그 외에도 기초적인 체력 훈련, 호흡 훈련 등등 취주악부 전체적으로 체계적인 관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클래식 음악을 연주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어서 별 수 없이 가정하고 말씀드리지만, 조금이라도 클래식 음악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은 극중에서도 엉망이라고 평가하는 부분이 정말로 엉망으로 연주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만큼 음에도 디테일을 실었다는 평가를 사실이라 했을 때, 보통 사람들은 수많은 소리 안에서 한 명이 잘못 연주하는 사람을 잡아낸다는 어려운 일을 금방 해내면서 곧바로 합주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모습도 자주 보여줬죠.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 부원 중에서 제일 실력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아스카도 대회 자유곡으로 호리카와 나미에(堀川奈美恵)의 ‘초승달의 춤(三日月の舞)’으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전달받자마자 ‘뭘 아네’, ‘정말 심술궂다니까’라는 말을 하고, 쿠미코도 음악을 듣자마자 이 정도로 다이나믹한 곡을 한다는 것은 타키 선생님은 전국 대회를 진심으로 노리는 것이라고 파악합니다. 이렇게 타키 선생님이 취주악부를 이끌기에 충분한, 어쩌면 충분 그 이상은 넘어선 실력이 있다고 할 수 있죠.


취주악부의 캐릭터가 연주에 소홀하거나 틀릴 수 있을 만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곧바로 그 사람을 짚어내는 타키 선생님의 능력은 확실히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두번째는 자율성과 강제성을 잘 조율하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부원들과 갈등을 겪은 점이 주요한 사건을 부각되다 보니 타키 선생님이 강제성을 많이 보이는 쪽으로 주목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타키 선생님 특유의 말투 때문에 직접 그렇게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결론적으로 ‘너네 그 따위로 할거면 아무데도 내보내지 않을 거다’라는 엄포를 놓기도 하고, 단순히 연습만 하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을지 모르는 부원들을 갑작스럽게 운동장으로 불러서 달리기를 시킨다든지, 선라이즈 페스티벌에 참가한 이후 교토부 대회를 위해 오디션으로 출전 멤버를 정하겠다는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든지, 그리고 연주 실력에 대해서도 매우 직설적이고 날카롭게 지적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상당히 강경한 행동을 밀어부치는 모습이 부각된 것은 어쨌든 간에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언급했던 사항이지만, 분명 타키 선생님은 전국 대회를 노릴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부활동으로써 즐기는 것만으로 만족할 것인지 자율적으로 정해달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물론 다수결이라는 의사 결정 방식 자체가 완벽한 의사 결정 방식이 못 된다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의사를 밝힌 대다수가 전국 대회에 진출하는 것이라 의견을 표시함으로써 취주악부의 목표를 부원들의 의지로 전국 대회에 진출하는 것으로 정했고, 타키 선생님은 그것에 따른 지도 방침을 추진하는 것 뿐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몇몇 학생이 전국 대회에 진출하는 것이 취주악부 부원으로써의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 다수결에서 하는 수 없이 동의하고 넘어가 버린 것 때문에 타키 선생님이 갑자기 자신의 지도 방침을 강경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에 반기를 들게 됨으로써 타키 선생님과 부원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 것이었죠. 하지만 그 갈등을 헤치고 나온 순간, 부원들은 그저 타키 선생님이 순수하게 부원들이 결정한 올해의 목표인 전국 대회를 노린다는 목표를 이뤄주는 것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후 타키 선생님이 취주악부의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왔다고 판단하고 뒤늦게 선라이즈 페스티벌의 준비가 시작될 때 부장인 하루카가 ‘지금은 좀 늦지 않은 건가요?’라고 물었을 때, 타키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는 말을 하며 미소 하나로 취주악부 부원들을 그들이 정한 목표인 ‘전국 대회를 노린다’로 집결시키는 모습을 보이죠. 아래는 그 장면에서 쿠미코의 독백입니다.



"그 도전적이고 아무렇지도 않은 미소를 보며 나도, 다른 사람들도 눈치챘다.
이 선생님은, 진심이라고."

평소에는 정말 엄하고 때로는 잔혹한 선생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큰 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의외로 타키 선생님의 짧은 한 마디는 취주악부가 정한 목표를 진심으로 상기시키게 하며, ‘그거 별거 아닙니다’라는 식으로 부원들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따지고 보면 타키 선생님은 그들이 정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고, 그 조력 과정에 강제적인 성격을 띈 행보들이 섞여 들어간 것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큰 행사의 직전에, 형식적으로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말 대신 진심이 섞인 한 마디를 건네며 자발적으로 부원들이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바로 타키 선생님이 보여주는 진심으로, 이것은 방금 언급한 자율적으로 부원들은 독려하는 모습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쿠미코의 독백에서도 여러 번 설명하듯, 타키 선생님은 키타우지 고등학교 취주악부가 당연히 전국 대회에 진출할 수 있으며, 그것을 실현시키게 해 줄 것이라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취주악부 부원들 전원을 향해서도 그렇게 이야기했고, 또 개개인을 향해서도 진심으로 독려하는 모습도 보이죠. 유포니엄 담당 2명인 아스카와 쿠미코가 돌연 타키 선생님으로부터 추가적으로 어려운 연주를 요청받고 쿠미코가 어렵다며 연습을 하지만 계속 잘 되지 않는 시점에서, 타키 선생님은 쿠미코를 지적하며 ‘그 부분 해낼 수 있습니까?’라고 묻고 쿠미코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할 수 있다’고 대답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쿠미코는 정해진 시간까지 타키 선생님이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오지 못 하면서 추가로 요청받은 부분은 아스카만 연주하게 되는 아쉬운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그 날 쿠미코가 학교에 핸드폰을 두고 와 밤에 학교에 다시 와서 핸드폰을 찾으러 왔을 때 우연히 타키 선생님과 단둘이 동행하게 될 때 귀가하는 쿠미코를 향해 이렇게 말하죠.



"당신의 할 수 있다는 말을 저는 잊지 않았어요."

타키 선생님이 진심을 다하는 것은 카오리와 레이나 사이에 트럼펫 솔로 자리를 두고 일어난 갈등을 해결할 때에도 드러납니다. 오디션이 개인적으로 치뤄졌다는 배경 안에서 레이나와 타키 선생님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사실을 타키 선생님 본인의 입으로 증언한 데다가 카오리가 레이나가 등장하기 전까지 트럼펫을 제일 잘 연주하는 실력자였으며 마지막 3학년인 올해만큼은 트럼펫 솔로를 차지해보자는 욕심을 은연 중에 보이고 있었다는 것을 몇몇 부원들이 알고 있었다는 것까지 겹쳐져 오디션의 정당성까지 훼손될 만큼 다시 취주악부의 분위기가 술렁였습니다. 최종 결과에서 증명하듯이 타키 선생님은 실상은 카오리보다 레이나가 뛰어났기 때문에 레이나가 트럼펫 솔로의 자리를 주어준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논란이 일어나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를 타키 선생님은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때, 취주악부의 부고문 선생님인 쿠미코 반의 담임 선생님 마츠모토 미치에(松本美知恵)이 ‘음악이라는 건 좋네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좋은 소리는 좋다고 할 수 밖에 없죠.’는 말을 전달하며, 타키 선생님은 ‘재오디션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진행한다’는 부원들을 마음으로부터 인정할 수 있게 만드는 해결책을 제시하죠. 타키 선생님의 행보를 보아, 레이나를 아는 사람이니까 특별히 봐줄 만한 인물은 아니라고 추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력으로 뽑는다는 기본 방침을 지킬 뿐이었던 타키 선생님으로써는 ‘잘하기 때문에 고른 것 뿐입니다’라는 의견으로 일관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 갈등하는 취주악부의 분위기를 돌릴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솔로 파트에 미련을 가지고 있던 카오리를 자발적으로 레이나가 자신보다 낫다고 인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타키 선생님이 강압적일지는 몰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부원들을 대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라 할 수 있게 합니다.



타키 선생님은 전국 대회를 노린다는 취주악부 부원들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들의 실력을 전국 대회에 올릴 수 있을 만큼 끌어올리기 위한 과정에서 강압적이란 오해를 살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그런 강압적인 모습 중에서도 타키 선생님이 부원들을 격려하고 또 발생한 갈등을 잘 해결해보기 위해 노력한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작품의 후반으로 갈수록 후자의 모습이 더 두드러지고, 카오리와 레이나 사이에 솔로 파트로 인해 생긴 갈등을 공개 오디션으로 해결한 부분은 사려깊은 모습의 정수죠. 그리고 타키 선생님이 처음 보여준 모습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부원들이 마음을 다잡고 실력을 성장시킨 것처럼 타키 선생님 또한 부원들을 이끄는 과정에서 가치 있는 리더로써 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타키 선생님은 부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리더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좋은 선생님이자 리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타키 선생님의 모습으로, 좋은 리더는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합니다.


제 의견은, 제가 많은 의견을 할애한 만큼, 당연히 타키 선생님은 좋은 리더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덧붙여서, 타키 선생님의 조력자 중 한 명인 마츠모토 선생님은 어딘가 군대식으로 말하는 모습과 무뚝뚝한 모습이 부각되면서 학생들에게 악역 전담으로 비춰지는 모습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타키 선생님에게는 좋은 음악은 좋은 음악이니까 좋은 음악인 것이라는 조언을 하기도 하고, 쿠미코와의 1:1 면담 장면에서는 특별히 바라는 바가 없으니 공부를 착실히 해두는 게 좋겠다는 잔혹하기 그지없는 직설적인 조언을 한 뒤에 부활동에 대해서 ‘음악을 즐겨라’라는, 보이는 것은 딱딱할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 감성적인 성격을 내재한 조언들을 해주는 것을 보면 마츠모토 선생님도 가치 있는 선생님이라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부분은 마츠모토 선생님이 마냥 딱딱한 성격만은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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